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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저택 From the Dust Returned (2001)

  • 저자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 역자 조호근
  • ISBN 978-89-93094-57-2
  • 출간일 2018년 01월 22일
  • 사양 256쪽 | 128*188
  • 정가 12,000원

55년의 기다림 끝에 출간된 레이 브래드버리 꿈의 작품!
환상문학의 대가가 평생을 바쳐 사랑한 단 하나의 이야기

지구의 작은 한 점에서 영원한 우주를 꿈꾼 작가, 환상문학의 음유시인 레이 브래드버리. 그의 서정적이면서 시적인 소설들은 SF와 환상문학의 입지를 주류 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이주민의 정서, 소년의 감성, 인간에 대한 믿음을 담은 작품들은 그가 항상 소중하게 간직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삶과 죽음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엘리엇 가족’은 브래드버리가 자신의 가족 구성원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탄생시킨 대표적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등장하는 단편들은 데뷔 초창기부터 평생을 함께한 주요 작품이자 그의 가장 사적인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현대문학 폴라북스는 ‘엘리엇 가족’의 시작과 끝을 다룬 브래드버리의 연작소설 『시월의 저택』을 ‘폴라 데이 앤드 나이트’를 통해 선보인다. 이 책은 1945년 「귀향 파티」를 시작으로 여러 잡지에 발표했지만 좀처럼 출판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레이 브래드버리가 새로운 글과 편집을 더해 55년이 지난 후 연작소설 형태로 완성한 책이다. 긴 세월을 거쳐 완성된 『시월의 저택』에서는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이제 막 발휘하는 젊은 브래드버리와 원숙함을 갖춘 거장 브래드버리가 이룬 특별한 ‘협업’과 마주할 수 있다. 핼러윈을 기다리던 소년과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는 청년, 아름다운 추억 하나하나가 기쁨인 노인의 모습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본문 중에서

 

부드럽고 거친 바람이 덜렁거리는 널판을 흔들고 지나가며 속삭이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오직 세시뿐이었다. 고양이 다음으로 도착해서 가족 중에서 가장 예쁘고 특별한 딸이 된 세시는, 다른 사람들의 귓가를 어루만진 다음 그 마음속으로, 그리고 더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꿈속까지 들어가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 그녀는 그렇게 누운 채 멀리서 들려오는 비바람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며 언덕 너머에서, 한쪽 바다와 그 반대쪽으로 멀리 있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폈다. 북쪽에서 만년빙의 한기를 품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나, 영원한 여름이 계속되는 멕시코만이나 아마존의 정글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숨결까지도.

-23~24쪽, 잠자는 소녀의 꿈

 

세시는 들판과 초원을 보며 생각했다.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몰라. 오늘 밤 이후로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몰라. 문득 부모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다시 들려왔다. “조심해라. 땅에 묶인 하잘것없는 존재와 결혼해서 스러지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그래요, 그래요. 세시는 생각했다. 만약 그가 나를 원한다면 나는 여기서 즉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요. 그러면 봄날 밤마다 떠돌아다닐 필요도, 새와 개와 고양이와 여우 속에 깃들일 필요도 없을 거예요. 그와 함께할 수 있으면 충분할 거예요. 오직 그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41쪽, 바람 속의 마녀

 

“부디, 제발, 저도 지금 도착할 가족들처럼 자라나게 해주세요. 늙지도 않고, 죽을 수도 없는 존재가 되게 해주세요. 다른 가족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해도 죽을 수가 없거나, 먼 옛날에 이미 죽은 이들이라고 말했어요. 세시도 그렇게 말하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할머니도 그렇게 속삭이시는데, 그리고 이제 다른 가족들도 모두 오는데 저는 아무것도 될 수가 없어요. 벽을 뚫고 들어오거나 나무 위에 살거나 땅속에 살다가 17년 만에 비가 내리면 물을 타고 흘러나오는 이들도, 무리를 지어 뛰어나오는 이들도 될 수가 없어요! 저도 그렇게 되게 해주세요! 모두 영원히 사는데, 왜 저는 그럴 수 없나요?”

-61쪽, 귀향 파티

 

한때 기쁨이 가득했던 유럽과 미국의 하늘에는 이제 억압과 편견과 불신의 구름에 떠밀려온 우울한 기운만이 들어차 있었다. 귀향 파티에 참석했던 손님들은 다시 저택 근처로 돌아와 창문으로, 다락방으로, 지하실로 스며들어 재빨리 모습을 감추었다. 가족들은 무슨 일인지, 벌써 두 번째 귀향 파티를 하게 된 것인지,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게 여겼다. 그리고 세상의 끝이 다가왔다는 추측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그들의 세상은 끝나고 있었으니까.

-109쪽, 돌아오는 이들

 

“삶은 방문일 뿐이며, 잠으로 완결되나니. 나는 죽음이라는 잠에서 찾아왔으니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거야. 생명이라는 잠 속에서 쉬기 위해 바삐 달려가는 거지. 내년 봄이 오면 나는 누군지 모를 아가씨나 부인의 벌집 속에 깃들인 씨앗이 되어, 생명을 받아 영글기를 기다리게 될 거야.”

“누난 이상해.” 티모시가 말했다.

“진짜 이상하지.”

“세상이 시작한 후로 누나 같은 사람이 많았을까?”

“알려진 사람은 거의 없어. 하지만 무덤에서 눈을 떠서 아직 어린 신부의 석류 같은 미궁 속에서 잠들 수 있다니, 운이 좋은 쪽 아닐까?”

-184~185쪽, 삶을 서두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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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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