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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 저자 박성원 지음
  • 부제 2010년 제55회 現代文學賞 수상소설집
  • ISBN 978-89-7275-451-0
  • 출간일 2009년 12월 01일
  • 사양 382쪽 | -
  • 정가 11,000원

제55회 <현대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 : 박성원 수상작 : 「얼룩」

▶ 제55회 <현대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 : 박성원 수상작 : 「얼룩」 ▶ 심사평 중에서 작가는 고유명사를 쓰지 않고 여자라는 보통명사로 시종일관 주인공을 지칭한다. 익명을 통해 보편을 시사하는 것일 터이다. 특정 주인공을 넘어서는 실존적 상황에 대한 추구랄 수도 있는데 치밀하고 줄기차고 그리고 진지하다. 재치자랑이나 솜씨자랑이나 허튼소리로 일탈하는 법이 없다. 그런 고집을 존중해서 손을 들었다. ―유종호(문학평론가, 연세대 석좌교수) 박성원의 「얼룩」은 아기를 잃은 부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생명체인 아기를 잃은 아내의 시간은 이제 별 수 없이 남편의 시간의 톱니바퀴에 완벽하게 맞물려 있다. 이 여자가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은 미치는 방법밖에 없으리라. 그 여자는 미침으로써 독자를 해방시켜준다. ―박완서(소설가) 이 작품의 진면목은 그것(얼룩)을 통해 내다본 삶의 풍경을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충격적으로 그려낸 데에 있다. 그 풍경은 낯익은 일상의 겉모습과는 다른, 여자가 새롭게 느끼고 발견한 세계여서 읽는 사람의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그 서사적 조형성이 매우 치밀하다. ―이동하(소설가) ▶ 수상소감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아버지와 손창섭이었습니다. 올해 초였나요? 국민일보 정철훈 기자가 일본에 생존해 있는 소설가 손창섭에 대해 쓴 기사 말입니다. 기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폐에 물이 차서…….” 아버지와 손창섭은 모두 평양 출신입니다. 여름이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찬바람이 불면서부터 아버지의 폐에도 물이 찼습니다. 자주 병원에 입원했고, 서울에 있는 아주 큰 병원의 중환자실에도 오래 계셨습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강인한 것이 무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참으로 못난 소년이었습니다. 「잉여인간」에 나오는 익준의 아들 아시는지요? 익준의 어머니가 죽어 산에 묻고 돌아오는 길에 익준의 아들은 아버지를 만납니다. 익준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소리칩니다. “아부지, 나, 새 옷 입구, 자동차 타구 산에 갔다 왔다!” 하고. 익준의 아들에겐 상복이 새 옷이고, 장지까지 가는 자동차가 마냥 신나는 놀이였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꼴에 약간의 글재주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세 살 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한글을 혼자 깨우쳤고 또 일기까지 썼다고 하니 말입니다. 소년은 학교 백일장에서 곧잘 상을 타곤 했습니다. 소년은 그때부터 자신에게 있는 아주 작은 재주를 큰 재주라고 믿었습니다. 익준의 아들처럼 말입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그런 소년을 내심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세상을 모르는 소년을 말입니다. 수상소식을 접하고 자꾸만 익준의 아들이 떠올라집니다. 저는 지금 아버지가 입던 옷을 입고, 아버지가 착용하던 허리띠를 사용하고, 아버지가 바르던 로션을 바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긴 유품들입니다. 아버지의 유품들을 사용하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입고 사용하는 아버지의 유품들은 바로 우리나라 선배님들의 문학작품과 같다고. 작은 글재주만 믿고 우쭐해있던 소년은 그 뒤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질투의 늪에 빠져 한동안 절망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절망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질투와 절망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작품에 다시 빠지고 빠졌습니다. 그랬더니 어쩐 일인지 좋은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사용하듯, 제 소설의 뿌리는 선배작가들의 작품입니다. 감히 용기를 내 이 자리에서 고백합니다. 한때 저에게 질투와 절망을 던지셨지만 그 질투와 절망이 저에겐 큰 힘이 되었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는 고백을 삼가 올립니다. 문학은 개인 작업이지만 혼자 가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외로운 제 작업에 늘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 번 더 올립니다. 제가 읽는 신문을 통해 아버지가 세상일을 알게 되고, 제가 마시는 술을 통해 술맛을 느끼며, 제가 읽는 소설을 통해 아버지도 저와 함께 문학의 바다에서 향유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문학이 보다 널리 알려지고 더욱 단단해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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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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