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문단에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데뷔한 스벤 레게너는 락밴드의 싱어이자 작사가로 활동중이기도 하다. 그의 음악가적 이력은 ≪레만 씨 이야기≫에서 보헤미안처럼 자유롭게 일상을 오가는 ‘레만 씨’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욕심과 야심이라곤 전혀 없는 바텐더 레만 씨는 시장바닥처럼 복잡하기만 한 현실을 무심하게 지나가는, 어찌 보면 그는 이 시대의 ‘성자’이다. 그의 무덤덤한 표정 뒤로 인생에 대한 신념,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 격동의 역사를 넘어가는 무심함과 마주치게 될 때 더욱 그러하다는 느낌이 확연해진다. 독일에서 60주 연속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데는 그만의 소설이 갖는 어딘지 우울한 풍자와 초심의 경쾌한 미학이 한몫했을 것이다.
저자 : 스벤 레게너(Sven Regener) 1961년 독일 브레멘에서 태어났다. 1985년 밴드 '엘레멘트 오브 크라임'을 결성해 큰 인기를 누렸다. 그는 이 그룹의 싱어이며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소설 『레만 씨 이야기』를 발표해 작가로서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역자 : 김현진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1996년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소설과 소설이론이며, 역서로는 『융』『개성화 과정에서 나타난 꿈의 상징』『그림의 혁명』등이 있다.
결코 심각해질 수 없는 레만 씨의 하루하루 레만 씨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늘 꼼꼼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적 사건보다도 서른 번째 생일을 앞두고 프랑크에서 '레만 씨'가 되는 개인적인 삶의 전환을 그는 성찰하고 또 성찰한다. 그는 인생이란 결코 '그 속에 뭔가를 채워넣는 용기'가 아니라는 것,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 인생이란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것', 인생은 채워져 있는 상태로 우리가 받는 용기'임을 확신한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나 그 외의 대단한 것도 아닌, 그저 '판매대 뒤에 서 있는' 자신의 인생이 마음에 들 뿐이다.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끝없는 성찰 속에서 방황하고 상처받고 아픔도 겪지만 삶에 대한 정열과 애착은 가슴 은밀한 곳에서 타오른다. ≪레만 씨 이야기≫는 삶이란 생각보다 그리 무겁다거나 심각한 것이 아닌, 그보다는 차곡차곡 무엇인가를 채워가며 즐겨야 할 어떤 것임을 말해주는 유쾌한 소설이다. 삶의 희비극을 그저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넘어가는 레만 씨의 일상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이제 곧 서른 살이 된다는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의해 '레만 씨'로 불리는 프랑크는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에 흘러들어와 술집 아인팔의 종업원으로 일한다. 그에게 억지로 화주를 권하는 사장 에르빈, 술취한 귀갓길에 만난 개와 경찰, 아침마다 전화를 해 단잠을 깨우는 어머니, 역시 술집 종업원이자 예술가인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 카를, '아름다운 조리사' 카트린, 그곳의 또 다른 여러 친구들이 잇따라 엮는 크고 작은 온갖 사건들이 레만 씨의 일상을 채운다. 아침식사 손님들 때문에 분주한 레스토랑에서 레만 씨는 자신의 아침식사로 로스트 포크만을 고집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카트린과 사랑에 빠진다. 수영장에 가고 '스타워즈'를 관람하고 같이 밤을 보내는 행복한 순간들이 이어지지만, 그를 '사랑할 뿐' 결코 그와 '사랑에 빠지지'는 않았던 카트린은 술집에서 경계의 대상이었던, 크리스탈바이첸을 마시는 크리스탈-라이너의 연인이 된다. 서로 다른 두 세계,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넘나드는 예술가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 카를은 자신의 예술에 대한 환멸 속에서 방황한다. 레만 씨는 결국 그를 우르반 정신병원으로 데려가게 된다. 자신이 넘나드는 그 두 세계를 결코 맞닿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카를에게, 소시민적 삶과 예술은 화합...레만 씨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늘 꼼꼼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적 사건보다도 서른 번째 생일을 앞두고 프랑크에서 '레만 씨'가 되는 개인적인 삶의 전환을 그는 성찰하고 또 성찰한다. 그는 인생이란 결코 '그 속에 뭔가를 채워넣는 용기'가 아니라는 것,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 인생이란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것', 인생은 채워져 있는 상태로 우리가 받는 용기'임을 확신한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나 그 외의 대단한 것도 아닌, 그저 '판매대 뒤에 서 있는' 자신의 인생이 마음에 들 뿐이다.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끝없는 성찰 속에서 방황하고 상처받고 아픔도 겪지만 삶에 대한 정열과 애착은 가슴 은밀한 곳에서 타오른다. ≪레만 씨 이야기≫는 삶이란 생각보다 그리 무겁다거나 심각한 것이 아닌, 그보다는 차곡차곡 무엇인가를 채워가며 즐겨야 할 어떤 것임을 말해주는 유쾌한 소설이다. 삶의 희비극을 그저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넘어가는 레만 씨의 일상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이제 곧 서른 살이 된다는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의해 '레만 씨'로 불리는 프랑크는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에 흘러들어와 술집 아인팔의 종업원으로 일한다. 그에게 억지로 화주를 권하는 사장 에르빈, 술취한 귀갓길에 만난 개와 경찰, 아침마다 전화를 해 단잠을 깨우는 어머니, 역시 술집 종업원이자 예술가인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 카를, '아름다운 조리사' 카트린, 그곳의 또 다른 여러 친구들이 잇따라 엮는 크고 작은 온갖 사건들이 레만 씨의 일상을 채운다. 아침식사 손님들 때문에 분주한 레스토랑에서 레만 씨는 자신의 아침식사로 로스트 포크만을 고집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카트린과 사랑에 빠진다. 수영장에 가고 '스타워즈'를 관람하고 같이 밤을 보내는 행복한 순간들이 이어지지만, 그를 '사랑할 뿐' 결코 그와 '사랑에 빠지지'는 않았던 카트린은 술집에서 경계의 대상이었던, 크리스탈바이첸을 마시는 크리스탈-라이너의 연인이 된다. 서로 다른 두 세계,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넘나드는 예술가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 카를은 자신의 예술에 대한 환멸 속에서 방황한다. 레만 씨는 결국 그를 우르반 정신병원으로 데려가게 된다. 자신이 넘나드는 그 두 세계를 결코 맞닿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카를에게, 소시민적 삶과 예술은 화합할 수 없는 분리된 세계였을 것이다. 브레멘에 사는 그의 부모에게 레만 씨는 술집이 아닌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 구역을 통과해야 되는 베를린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베를린 방문을 두려워하던 부모가 베를린을 방문할 거라는 통보를 했을 때 레만 씨는 당황하며 어머니와 신경전을 벌이지만 결국 부모는 베를린을 방문하고, 레만 씨는 술집 종업원이 아닌 레스토랑의 지배인으로 가장해 부모를 '만찬'에 초대한다. '만찬'의 메뉴는 레만 씨의 강요에 의해 내키지 않아도 먹어야만 했던 로스토 포크가 아니라, 그의 짜증스러운 표정 밑에서도 얼핏 드러나는 부모에 대한 깊은 애정, 모든 것을 알면서 잔잔한 미소로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깊은 사랑이다. 한편, 동베를린의 친척에게 500마르크를 전해달라는 부모의 난처한 부탁을 실행하다가 레만 씨는 동독 경찰에게 '독일 민주 공화국의 세관과 외환 법규 위반'으로 걸려 곤욕을 치른다. 그러나 이 같은 분단의 비극도 조용히 밀어닥치는 장벽 붕괴의 소식과 함께 막을 내린다. 하지만 동서의 분단이 사라지는 이 역사의 전환기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은 계속될 뿐이다. 사장이건 종업원이건,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그저 무덤덤하게 역사를 바라보는 가운데 동요되지 않고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삶을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