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1 / 0

닫기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다운로드
표지 이미지 보도 자료

시간의 지도 A Map of Days(2018)

  • 저자 랜섬 릭스 지음
  • 역자 변용란
  • ISBN 979-11-88547-14-2
  • 출간일 2019년 12월 18일
  • 사양 684쪽 | 135*207
  • 정가 18,000원

팀 버튼 감독 영화 원작 소설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시간의 지도』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USA 투데이》 《월스트리트 저널》 동시 베스트셀러 1위
《뉴욕 타임스

■ 본문 중에서

악마의 영토를 떠난 것은 내 선택이었다. 친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 돌아옴으로써 나는 내 인생의 서로 다른 실마리를 하나로 엮을 수 있기를 바랐다. 정상적인 삶과 이상한 아이로서의 삶, 평범한 인생과 특별한 인생. 또 하나의 불가능이었다. 할아버지 역시 당신의 삶을 하나로 묶어보려 애썼지만 실패했고, 결국엔 이상한 가족과 평범한 가족 모두로부터 멀어졌다.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기를 거부하려다가 할아버지는 스스로 둘 다 잃어버리는 운명을 맞이했고, 나 역시 이제 막 그런 처지가 될 뻔했다.
고개를 든 나는 서서히 가라앉는 뽀얀 먼지를 뚫고 우릴 향해 다가오는 형체를 보았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죠?” 아빠가 말했다.
“알마 르페이 페러그린입니다.” 그녀가 대답했다.                               

_「프롤로그」, 10쪽

 

“지금 당장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내가 장담하는데 이런 평범한 인생을 내던져버린 걸 넌 후회하게 될 거다. 이상한 종족으로 산다는 것이 쉽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겠다. 우리 같은 존재로 살려면 수없이 불쾌하고 어려운 일을 겪어야 하지. 너를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를 거부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운다는 건, 그건 아마도 더 어려운 일이 될 거다. 많은 이들이 불가능을 깨닫고 루프로 되돌아온단다. 하지만 넌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알아. 너는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졌고, 할로개스트를 다루는 능력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제이콥, 너는 일종의 변신이 가능한 사람이고, 쉽사리 세계를 건너뛰어 다닐 수 있어. 너는 결코 단 하나뿐인 가정이나 가족에 묶여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네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넌 수많은 세계를 누비고 다닐 거야. (…) 좋아…… 네가 정말 원하는 건 뭐니?”
“이 세상에서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준 유일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뭐든 하고 싶어요. 이상한 존재들요. 그리고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요. 뭔가 거창한 일.”               

_「제2장」, 108~110쪽

 

한 시간 동안 할아버지의 업무 일지를 읽어본 뒤, 나는 해답을 몇 개 더 찾았지만 훨씬 더 많은 질문이 생겨났다. 그 가운데 첫 번째 질문은 이거였다. 이와 비슷한 일이 더 남았을까? 아직도 세상 어딘가에 괴물과 싸우고 이상한 종족들을 구하는 할로우 사냥꾼 집단이 존재할까?
그렇다면 나는 꼭 그들을 찾고 싶었다. 나도 그 일부가 되어, 나의 재능을 활용해 이곳 미국에서 할아버지의 임무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다. 어쩌면 결국 할아버지가 원하셨던 것도 그것일지 모른다! 맞아, 할아버지는 비밀을 멀찌감치 감추었지만, 그 열쇠로 할아버지가 나에게 주셨던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일찍 돌아가시면서 나에게 이야기해줄 기회가 없었던 거다.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내 질문에 답을 얻으려면, 이 세상에서 에이브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 만한 유일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 

_「제3장」, 153쪽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알고 싶은 게로구나. 우리 임브린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미스 애니는 식탁 위에서 양손을 마주 잡았다. 좌중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너희 임브린들과 똑같이 과거에는 그들도 우리 사회의 중심이었다. 그들에게 닥친 몰락의 씨앗은 오래전에 뿌리를 내렸어. 영국 사람들과 프랑스 사람들과 스페인 사람들과 이 땅의 원주민들이 아직 이 나라의 소유권을 두고 싸우던 과거의 일이다. 그 이전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유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놓고 모든 인간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었지. (…) 하지만 이 나라는 흑인들로부터 훔쳐 온 노동력과 원주민들로부터 빼앗은 땅을 토대로 세워졌다. 150년 전만 해도 이 나라의 남부 지방은 그 자체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고, 그 부의 상당량은 목화나 황금이나 석유의 형태가 아니라 노예로 전락한 인류의 형태로 유지되었지. 당시 모든 돈과 모든 부는 한 가지에 달려 있었다. 한 종류의 인간이 다른 종류의 인간을 억누르고 지배하는 능력이지. 그런 사회 체계 속에서 이상한 종족들이 나타났을 때 무슨 일이 있었을지 생각해봐라. (…) 임브린의 영향력이 없는 상태에서 지내게 된 이 나라의 이상한 종족들은 점점 분열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되었지.”

_「제11장」, 408~412쪽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을 이야기할 뿐이지만, 그 광경은 내가 목격한 가장 이상한 능력이었다. 나는 빛 덩어리가 누어의 뺨을 지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위에 도달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배 속에 들어간 뒤부터는 누어의 몸이 빛을 흡수해 기세를 꺾어놓은 듯 어두워지다가 마침내 발소리가 출입구 근처로 다가올 때쯤 완벽하게 사라졌다. 우리는 완전히 깜깜한 암흑 속에 서 있고, 두 남자는 출입구를 막아선 채로 눈부신 손전등 불빛으로 방 안을 비추었지만, 어둠이 손을 뻗어 그들을 휘감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손전등 불빛은 두 개의 점처럼 작았고, 거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두 남자는 주춤거렸다.                                                                 

_「제15장」, 538쪽

 

연관 도서

로그인 후 이용해주세요.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

우리 현대문학 회원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지는 타사의 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008년 2월 19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