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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정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습니다. 나의 어떤 말이, 어떤 구석이 다정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요. 사전을 찾아보니 의외로 아주 간단한 풀이가 나왔습니다. 정이 많음. 커다란 뜻 없이 단출한 저 단어가 저는 마음에 들기도 했고, 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 단어가 저라는 사람을 꿰뚫고 있는 건 맞지만, 동시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좋은 기억에도 정을 주지만, 나쁜 기억에도 정을 줍니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정을 주지만, 저를 이미 떠난 사람에게도 정을 줍니다. 살아 있는 존재에도 마음을 주지만 죽은 존재에도 마음을 줍니다. 그런 것을 다정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 연재는 제 다정이 향한 곳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견고한 틀은 아니지만 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한 달을 주기로 한 번은 자화상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가장 싫지만 또 좋은 나에 대해서 다정한 눈길로 살펴보고 싶어요. 그 외에는 제가 만난 사람들과 반려견 밤이에 대해서 차곡차곡 글을 써나가려고 합니다. 때때로 그림이 첨부될 수 있습니다. 잘 그리지는 못합니다. 넓은 마음으로 봐주세요. 추운 겨울이지만 글을 읽는 동안은 아주 잠시나마 따뜻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