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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들린 목소리들 Voices in the Night (2015)

  • 저자 스티븐 밀하우저 지음
  • 역자 서창렬
  • ISBN 978-89-7275-836-5
  • 출간일 2017년 09월 30일
  • 사양 488쪽 | 139*201
  • 정가 15,000원

신도 부러워할 필력을 지닌 우리 시대의 가장 창조적인 작가 _《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친숙하고 기이한, 성스럽고도 야릇한 밤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 스티븐 밀하우저의 환상적인 현실 우화 세계

1972년 발표한 첫 작품 『에드윈 멀하우스, 완벽하고 잔인한 인생』으로 프랑스 3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이래,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라 고백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토마스 만과 더불어 에드거 앨런 포, 너새니얼 호손, 이탈로 칼비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 브래드버리 등 전설적인 거장들에 끊임없이 비교되는, ‘신도 부러워할 필력을 지닌 우리 시대의 가장 창조적인 작가’. 현대 미국 문단에서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목소리로 꼽히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 스티븐 밀하우저의 소설집 밤에 들린 목소리들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한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원작 「환상마술사 아이젠하임」의 작가로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밀하우저는 현실과 환상, 의식과 무의식, 산 자와 죽은 자 등 이질적인 것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공존하는 세계를 통해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과 상상력을 강력하게 사로잡아 왔다. ‘마법사의 지팡이를 갖고 있는 듯 경이로움이 끝이 없다’(《워싱턴 포스트》)는 찬사가 따르는 그의 작품들은 퓰리처상을 비롯해 전미도서상, 펜포크너상 등 유서 깊은 문학상들과 월드판타지상, 셜리잭슨상, 세이운상과 같은 각종 장르문학상들에 꾸준히 호명되는 등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아우르는 문학성과 기발함을 인정받고 있다.

40여 년의 작가 생활, 그 기량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밀하우저의 소설집 밤에 들린 목소리들에는 자전적 소설 밤에 들린 목소리를 포함해 모두 열여섯 편이 실려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과 욕망을 탐구하는 동시에 인간 정신이 열망하는 바가 담긴 신화와 전설을 소설화한 이야기들은 매혹적인 환상과 결합해 우리를 일상 너머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 수록 작품 소개

 

기적의 광택제 Miracle Polish

어느 날 집에 방문한 낯선 외판원은 나에게 “오늘은 당신의 행운의 날”이라고 하면서 ‘기적의 광택제’라는 이름의 갈색 병을 팔고 떠난다. 광택제를 거울에 칠하자 신선하고 산뜻한, 은은한 빛을 띤 새로워진 나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날 이후 나는 집 안 곳곳에 거울들을 걸어 놓기 시작한다.

 

유령 Phantoms

다른 마을과 달리 우리 마을에는 유령이 존재한다. 유령은 우리와 무척이나 닮아서 우리는 때때로 유령을 아는 사람으로 오인한다. 유령은 재빨리 떠나기 전에 항상 우리를 돌아본다. 절대 말을 하지 않는 유령들. 그들에 대한 설명과 역사, 사례연구, 분석 등을 논문 형식으로 서사하는 소설.

 

아들과 어머니 Sons and Mothers

오랫동안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한 나는 출장길에 어머니 집에 들른다. 기억 속 모습보다 창백하고 수척해진 어머니는 뻣뻣하게 걸어와 나를 맞는다. 오후의 어둠이 짙어질수록 어머니의 동작은 점점 더 느려지고, ‘마치 공기가 어머니를 감싸고 조이는 촘촘한 거미줄’인 것처럼 점점 굳어 간다.

 

인어 열풍 Mermaid Fever

6월 19일 오전 4시 30분경, 우리 마을의 해안으로 인어 시체가 밀려온다. 우리는 마을 역사 협회에 그 인어를 전시하고, 이후 마을에는 인어 복장을 흉내 내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고조된 인어 열풍은 예상치 못한 행동들로 이어진다.

 

아내와 도둑 The Wife and the Thief

한밤중 잠든 남편 옆에 누워 있는 아내는 아래층에서 도둑의 발소리를 듣는다. 남편을 깨우기 전 ‘자신의 확신을 확인하고’ 싶은 아내는 망설임 끝에 내려가지만 도둑은 아마도 이미 도망가고 없다. 이튿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남편이 잠근 문의 자물쇠를 풀어 둔 아내는 다시 도둑을 기다린다.

 

우리의 최근 문제에 대한 보고서 A Report on Our Recent Troubles

지난 6개월 동안 살기 좋은 우리 마을에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몇 건의 자살 사건을 시작으로 급기야 유행처럼 도는 자살 현상은 일련의 비밀 단체들이 생겨나며 전염병처럼 번져 간다.

 

근일 개업 Coming Soon

번잡하고 불결한 도시에서 읍으로 옮겨 온 자칭 대도시 피난민 레빈슨. 새로운 것들이 하나씩 생기고 건설되는 활기찬 읍에서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시간 감각을 잠시 잃고, 밖으로 나선 그의 눈에는 전혀 달라진 동네의 모습이 들어온다.

 

라푼젤 Rapunzel

금발 머리카락을 붙잡고 탑을 오르는 왕자, 그 머리카락의 주인인 탑에 갇힌 소녀 라푼젤, 그리고 라푼젤을 탑에 가둔 마녀. 친숙한 동화에 서늘하고 야릇한 밀하우저만의 상상력을 불어넣은 소설.

 

어딘가 다른 곳에 Elsewhere

그해 여름 우리 마을을 엄습한 불안감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던 우리는 파문波紋처럼 일렁이는 어떤 움직임을 하나둘씩 목격한다. 그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특이한 작은 집단들이 형성되어 가나 뚜렷한 해답을 발견하지 못한 채 우리 마을은 여름의 절정으로 다가간다.

 

열세 명의 아내 Thirteen Wives

널따란 대저택에서 열세 개의 방에 사는 열세 명의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나. 열세 개의 짧은 토막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열세 명의 아내를 한 명씩 소개한다. ‘여기 내 아내들이 있다.’

 

아르카디아 Arcadia

평화로운 숲속 휴양지 아르카디아를 소개하는 광고 팸플릿 형식 소설. 눈치 빠른 독자는 곧 아르카디아의 ‘전환 도우미’들이 무엇을 전환하는 것을 돕는지 알아차릴 것이다. ‘삶의 무게에 지치셨나요? 아르카디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젊은 가우타마의 쾌락과 고통 Pleasures and Sufferings of Young Gautama

8만 4,000명의 후궁, 2만 무희가 있는 궁전에서 온갖 쾌락을 누리는 가우타마 싯다르타 왕자. 현자의 예언을 들은 부왕은 왕자를 속세에 붙들 방법을 고심하고, 쾌락이 커질수록 고통도 깊어지는 왕자와 그런 왕자를 걱정하고 감시하는 이들. 붓다가 귀의하기 전 시절을 그린, 또 한 편의 신화.

 

플레이스 The Place

우리 마을의 설명할 수 없는 그곳 ‘플레이스(장소)’. 고대 기념비가 있던 곳, 죽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하는 에너지장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난무한 플레이스를 둘러싼 사연들을 들려주는 주인공 화자는 자신이 플레이스에서 겪은 기묘한 일들과 그곳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돌아본다.

 

홈런 Home Run

9회 말, 투 아웃, 동점 상황에서 타자 매클러스키가 타석에 오른다. 투수가 공을 던지고, 매클러스키가 방망이를 휘두르자 세차게 날아가는 공은 담장을 넘어 구장을 벗어나 푸른 하늘 저편으로 계속, 계속 날아간다.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멋진 소설.

 

미국의 설화 American Tall Tale

아침에 일어나면 소나무 한 그루를 뽑아 수염을 빗고, 도끼를 휘두르면 나무를 단번에 헛간만 한 폭으로 갈라 버리는 벌목꾼 폴 버니언. 그런 그에게 잠보 말라깽이 동생 제임스 버니언이 자신은 형보다 더 오래 잘 수 있다고 하자, 발끈한 폴 버니언은 동생과 위대한 잠자기 시합을 벌인다.

 

밤에 들린 목소리 A Voice in the Night

3,000년 전 실로의 성막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소년 사무엘, 1950년 코네티컷주의 스트랫퍼드에서 그 밤의 목소리를 열망하는 일곱 살 소년, 그리고 그로부터 60년 후 뉴욕 북부에서 잠 못 이루는 노작가. 번갈아 나오는 세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유대인 무신론자로서, 작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자문하고 탐구하며 밤에 들려온 목소리와 뮤즈를 받들게 된 자기 소명 간의 연관성을 진솔하고 회한 어린 어조로 성찰하는 밀하우저의 자전적 고백.

 

■ 책 속으로

이제 그자는 여기 없다. 후드를 눌러쓰거나 스키 마스크를 쓴 차림으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자를 보내 주어야 할 때다. 모든 걸 끝내야 할 때다. 계단을 올라가 남편 옆에서 잠들어야 할 때다. 꿈을 꾸면서 조용히 누워 자는 남편 옆에서 편안히 잠들어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밤에 어떻게 계단을 올라가 조용히 누워 자는 남편 옆에서 잠들 수 있단 말인가? 그녀의 마음은 잠을 자기에는 너무 뒤숭숭하다. 잠은 남편의 것이다. 잠은 이 세상의 선량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도둑과 아내들은 밤에 잠들지 못하고 돌아다닌다.

_139쪽, 「도둑과 아내」에서

 

사망 원인은 머리에 입은 총상이었다. 남학생의 아버지가 소유한 권총 두 자루로 각자 자신의 머리를 쏜 것이었다. 남학생의 폴로셔츠에 핀으로 꽂힌 메모 한 장이 발견되었다. 메모는 남학생이 썼지만 둘 다 서명을 하고 둘의 부모 모두에게 보내는 형식이었다. 메모에서 두 학생은 자신들의 행동이 야기할 충격과 고통을 사과하며, 자신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 사랑을 영원히 기리는 방법으로써 기꺼이 자신들의 손으로 죽는다고 썼다. 메모는 자의식적이고 문학적인 어조로 쓰여 있어서 우리는 분노와 애잔함을 똑같은 정도로 느꼈다. 하지만 목구멍이 근질근질할 정도로 하고 싶었던 말은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우리 마을에서 다섯 명이나 자살했다는 사실이었다.

_150~151쪽, 「우리의 최근 문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그것은 축적된 욕망의 안개였을까? 여름이 끝나 가는 마지막 시기에 땅굴과 지붕 거주, 우리의 모임과 조사로도 채워지지 않은 우리의 갈망은 점점 더 강해지고 점점 더 커졌다. 지금 돌이켜 보면 땅굴, 지붕 거주, 모임, 조사 등은 우리에게 잡히지 않고 피해 달아나는 그 어떤 것에 대한 희미한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마치 그해의 마지막 토요일, 아니 모든 시간의 마지막 토요일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모호한 불안감으로 가득 차서 오전, 오후의 시간을 하릴없이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뒷마당에서도, 앞 현관에서도, 야외용 탁자에서도, 해변에서도 우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우리는 어딘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_244쪽, 「어딘가 다른 곳에」에서

 

여섯째 아내와 같이 있을 때면 언제나 그녀가 천천히 천장을 향해 떠오르는 순간이 온다. 그녀는 그렇게 뜬 상태로 내 위에서 맴돈다. “여보.” 나는 무릎을 꿇고 애원한다. “거기서 제발 내려와. 당신이 다칠까 봐 걱정돼.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게 뭐 있어? 난 당신이 그림 그리는 걸 방해하지 않았어. 당신이 스케치북과 목탄을 가지고 부엌 탁자에 앉아서 녹색 배와 흰색 커피 잔 옆에 놓인 과일칼을 열일곱 번째 그리는 걸 방해하지 않았단 말이야. 당신이 책상다리를 한 채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머리카락 한 가닥을 손가락에 천천히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안나 카레니나』를 여덟 번째로 읽고 있는 동안, 나는 헛기침도 크게 하지 않고 콧노래를 부르며 왔다 갔다 하지도 않았다고. 당신이 피아노 앞에 꼿꼿이 앉아서 모차르트의 피아노소나타 A단조 쾨헬 310번 첫 악장을 자꾸자꾸 반복해서 연습할 때, 내가 당신 뒤로 다가가서 젖은 입술로 당신 목덜미에 키스했어? 그러지 않았잖아. 그리고 만약 내 눈길이 검은색 모직 치마 밑에 드러난 당신의 눈부신 무릎에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면, 그건 순전히 당신의 지적이고 엄격한 시선의 심판에서 벗어나려 한 거였을 뿐이야.” “바보!” 그녀가 대꾸한다. “당신, 정말 내가 이 위에서 당신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카랑하고 유혹적인 웃음을 날리면서, 발끝으로 내 머리를 쓸며 천장을 가로질러 앞뒤로 날기 시작한다.

_261~262쪽, 「열세 명의 아내」에서

 

여러분은 폴 버니언의 번철에 대해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 번철은 너무 커서 거기에 기름을 두르려면 세 사람이 신발 밑창에 돼지 비곗덩어리를 끈으로 묶어, 그 위에서 스케이팅을 해야 했다. 폴 버니언은 그렇게 만든 핫케이크를 통째로 먹곤 했다. 그는 핫케이크에 당밀을 듬뿍 발라 먹었다. 그가 먹은 핫케이크의 양은 정말이지 너무도 많아서, 핫케이크의 끝을 잇대어 늘어놓는다면 미네소타주를 끝에서 끝까지 가로지를 수 있을 터였다.

(……) 여러분은 그 내용을 다 알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여러분은 듣지 못했을 이야기가 하나 있다. 폴 버니언의 동생에 관한 얘기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_418~419쪽, 「미국의 설화」에서

 

스트랫퍼드의 아이는 밤에 자지 않고 누워 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일종의 놀이였을까? 마녀 놀이로 오싹한 기분을 느끼듯이 여호와로 오싹한 기분을 느끼는 놀이? 기쁨의 전율이 인다. 그 모든 옛이야기들은 놀랍도록 멋지고 섬뜩하다. 밤에 들린 목소리, 홍해가 갈라진 일, 새장에 갇힌 헨젤, 피리 부는 남자를 따라 산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읽은 악몽의 이야기를 희미하게 반영하고 있는 『햄릿』과 『오이디푸스왕』……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다윗은 사울을 위해 하프를 켜고, 스트랫퍼드의 아이는 피아노를 연습하고, 닫힌 문 뒤편에서는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아이는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까 봐 귀를 기울이고, 남자는 영감이 샘솟기를 기다린다. 너는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나? 밤의 목소리에서. 너는 언제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지? 3,000년 전, 실로의 성막에서.

_472쪽, 「밤에 들린 목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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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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