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개정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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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

『열대예찬』을 세상에 내놓은 지 어언 8년이 흘렀다. 여전히 나는 많은 글을 쓰고 산다. 내 이름 석 자가 들어간 신문 칼럼을 위해 매주 쓰는 한 편의 에세이와 더불어 서평, 추천의 글, 그리고 학술논문 등을 줄기차게 쓰고 있다.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 웅크리고 앉아 뭔가를 쓰고 있는 나를 보며 아내는 종종 전생에 글 못 써 죽은 귀신이냐고 나무란다.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글 쓰는 게 좋다. 내 삶에서 글을 쓰는 순간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다.
내가 8년 전보다 요즘 부쩍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강연이다. 물론 1999년 「EBS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한 번씩 거의 6개월 동안 강연한 것이 발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강연 요청이 너무 많아져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일도 하루 일과의 큰 부분이 되고 말았다. 나는 강연 중에 책 얘기를 많이 한다. 가끔 내가 쓴 책에 대해 얘기할 기회도 있다. 그러다 보면 본인이 쓴 책 중에서 가장 아끼는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1999년에 출간한 『개미제국의 발견』을 시작으로 지난 10년 남짓 동안 역서와 편저를 합하면 거의 30권의 책을 냈지만, 나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열대예찬』이라고 답한다. 따지고 보면 주요 일간지에 글을 쓰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읽는 법인데, 내게는 『현대문학』에 글을 쓰는 일이 몇백 배 더 힘들었다. 이른바 글쟁이들이 읽는다고 하니 손끝이 얼어붙는 듯싶었다. 한 달에 원고지 50매를 채우는 게 그렇게 힘들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특별히 산고가 심했던 자식이라 그런지 애정도 남다르다. 

(……)

내가 열대에 첫발을 들여놓은 게 1984년이니 이제 거의 30년이 다 돼간다. 시인 바이런은 "사람들이 정사라고 하는 걸 신들은 간통이라 부르는데, 이는 무더운 지방에서 훨씬 더 흔하다"라고 했다. 나는 아무래도 저 무더운 열대와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듯싶다. 그것이 정사든 간통이든 내겐 참으로 헤어나기 어려운 사랑의 열병이다. 나는 열대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마냥 행복하다. 

*

2011년에 출간한 개정판 서문을 발췌하며, 2021년 다시 『열대예찬』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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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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