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북스 ‘순정만화XSF소설’ 컬래버레이션 시리즈 출간!
1번 타자 ‘강경옥X박애진’ 《라비헴 폴리스 2049》
이야기 본연의 재미와 뚜렷한 색깔을 가진 장르문학을 소개해 온 현대문학의 종합 출판 브랜드 폴라북스에서 새로운 기획물 ‘순정만화XSF소설’ 시리즈를 출간한다. 1990년대 순정만화 붐을 이끈 주역인 강경옥, 신일숙, 권교정! 그들의 작품이 SF 장르에 선구적 역할을 했음을 재조명하기 위해 SF 장르의 최전선에 있는 3인의 소설가 박애진, 듀나, 전혜진이 모였다. 시리즈의 첫 번째인 박애진 작가의 《라비헴 폴리스 2049》는 《라비헴 폴리스》에서 4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2049년, 전 우주적인 부가 편중된 메가시티 라비헴 시티, 라비헴의 반대급부처럼 생성된 메가슬럼 라마스 지구.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라비헴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라마스 지구의 슬럼가로 밀려나 아동성매매, 마약 유통과 같은 범죄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라비헴 시티의 시장은 라마스 지구를 라비헴 시민의 세금을 축내는 범죄의 온상지로 지목하고 라마스 지구에 라비헴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일 대규모 공연장을 짓자고 주장한다. 어느 날 라마스 지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고, 여론은 화재의 원인을 라마스 지구 사람들의 소행으로 몰아간다. 라비헴 경찰국 소속인 하이아와 라인은 라마스의 진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라마스 지구의 더 깊은 곳으로 침투해 화재 사건의 이면에 숨어있는 비밀을 하나둘 파헤쳐 나간다.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분노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박애진 작가의 《라비헴 폴리스 2049》는 강경옥 만화가의 《라비헴 폴리스》와 순정만화 붐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단순히 지나간 시간에 대한 윤색되고 미화된 기억 아닌, 그 시절 우리가 순정만화의 ‘어떤 지점’에 공감하며 빠져들었는지를 반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추천의 말_심완선 SF 평론가 _005
《라비헴 폴리스》 설정 소개 _009
라비헴 폴리스 2049 _015
《라비헴 폴리스 2049》 설정 소개 _233
작가의 말 _241
부록 _253
박애진
작업 중 커피는 필수, 디저트는 선택. 동남아시아 믹스 커피를 종류별로 구비해서 돌아가며 마신다. 주 7일, 1년 350일 근무에 만족하며, 죽기 전에 하드 속 착상 폴더에서 무한(∞)이 적힌 번호표를 쥐고 대기 중인 글들을 다 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SF, 판타지, 스릴러,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며, 다수의 앤솔러지에 단편을 발표했다. 연작 소설집 《우리가 모르는 이웃》, 작품집 《원초적 본능 feat.미소년》, 《각인》을 출간했다. 장편소설로는 《지우전: 모두 나를 칼이라 했다》,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가 있다. 2022년에 장편소설 《명월비선가》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첫 번째 꿈은 만화가였고 지금도 그림 그리기를 즐긴다. 여행도 좋아해서 드로잉을 곁들인 여행기나 영원한 영감의 원천인 고양이 일러스트집을 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그 시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로맨스’만은 아니었다.”
기억보다 낯선 얼굴, SF 순정만화에 바치는 헌사
‘순정만화’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사람들마다 떠올리는 이미지는 제각각이겠지만, 순정만화라는 단어에 익숙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정리하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눈 속에 별이 박힌 미형의 캐릭터가 나오는, 여자애들이나 보는, 연애담.” 순정만화는 정말 우리가 기억하는 것처럼 한결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순정만화가 보여주던 다양한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익숙하다고 착각하며 ‘여자아이용 연애담’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있지는 않았을까?
대한민국에 순정만화 붐이 일었던 1990년대를 박애진 작가는 ‘순정만화의 시대’라 명명한다. 2024년을 사는 우리가 ‘순정만화의 시대’를 이끈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이미 30년 전 그 작품들이 ‘순정만화=로맨스’라는 공식을 깨고 SF 장르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음을 재조명하기 위함이다. 강경옥, 신일숙, 권교정. ‘순정만화의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설명이 필요 없는 만화가 3인의 SF 순정만화를 이 시대의 문법으로 독자들에게 다시 전달하기 위해 지금 SF 장르의 최전선에 있는 소설가 3인이 모였다.
지금 다시 돌아보는 순정만화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SF 순정만화에 바치는 헌사. 폴라북스 ‘순정만화XSF소설’ 컬래버레이션 시리즈 첫 번째! 강경옥 만화가의 1989년 작 《라비헴 폴리스》의 재해석, 박애진 작가의 《라비헴 폴리스 2049》를 소개한다.
“무엇이 소녀들을 공감하게 했는가?”
응답하라, 순정만화의 다양한 얼굴을 기억하는 독자들이여
1989년 작품인 강경옥 만화가의 《라비헴 폴리스》는 근미래인 2045년을 시대 배경으로 지구와 달을 오가는 달왕복선이 존재하며, 대부분의 노동을 인간이 아닌 로봇이 대체하는 세상이다. 일견 1980년대에 유행하던 공상과학만화를 순정만화에 접목시킨 듯도 보인다. 하지만 《라비헴 폴리스》가 그 시절 많은 소녀들의 공감을 샀던 이유는 따로 있다.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여자다울 것’을 강요받으며 자란 소녀가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고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남자 동료와 동등하게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주인공들의 동료애 이상 연애 미만의 관계가 주는 설렘은 공감에 뒤따르는 덤이다.
2024년의 문법으로 다시 만나는 박애진 작가의 《라비헴 폴리스 2049》는 원전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사뭇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박애진 작가가 그리는 근미래의 가상도시 라비헴은 오히려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익숙한 모습이다. 절대적인 부가 기형적으로 편중된 라비헴이라는 도시. AI 자동 시스템과 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그리고 마치 당연한 귀결인양, 가장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부터 사회의 저변으로 밀려나 국가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 박애진 작가는 《라비헴 폴리스 2049》에서 생계를 잃고 생존을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의 억눌린 분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분출되는지를 SF라는 장르를 빌어 묘사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주인공들의 연애 이상, 결혼 미만의 관계는 《라비헴 폴리스》를 기억하는 오랜 SF 순정만화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