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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김언희 -
978-89-7275-157-1 04
2020년 03월 30일
116쪽 | 104*182 | 4*6변형
9,000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025 김언희 시집 『GG』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VOL. Ⅴ 출간!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한국 시 문학의 넓고 깊은 진폭을 확인시켜줄 다섯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다섯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를 출간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를 충분히 조명한다는 취지로 월간 『현대문학』 2019년 7월호부터 12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을 통해 수록된 바 있는 여섯 시인―김언희, 이영광, 신영배, 서윤후, 임솔아, 안미옥―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 소시집으로 묶었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지난 30여 년간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해온 김지원 작가의 ‘비행’을 주제로 한 드로잉 작품들로 채워졌다. 대표적 정물 연작‘맨드라미’시리즈로 ‘회화가 가지는 매력을 극대화시켰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작가는 캔버스 사이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행위와도 같다는 자신의 작업관을 표현한 ‘비행’ 시리즈를 통해 보다 확장된 작가의 미적 탐구의 여정을 보여준다.

 

김언희 시집 『GG』

6인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한정판 박스 세트 동시 발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의 시인들은 김언희, 이영광, 신영배, 서윤후, 임솔아, 안미옥 6인이다. 지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가 한국 시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다섯 번째 컬렉션은 그 저변을 더욱 넓혀 한국 시 문학의 전위와 도약까지 담아내고자 기획되었다.

『GG』는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뒤 다섯 권의 시집을 펴내며 ‘김언희식’이라는 독자적 시세계를 구축한 김언희 시인의 소시집이다. 데뷔 초기부터 ‘시단의 메두사’로 불리며 거침없이 구사해온 특유의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시어, 비속어, 성적 묘사는 이번 시집에서도 여전한 강도로 등장한다. 그의 시는 독자를 한없이 불편하게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놓거나 감히 기록해 드러낼 수 없었던 자신과 그런 스스로를 가둔 무형의 틀을 상기시키며, 다른 차원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쏟아지는 극단과 전복의 언어들은 기존의 윤리와 도덕, 사회적 관습과 권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미의 표현인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육신과 정신에 가해져온 사회적 억압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읽힌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여느 날 여느 때의 아침을,/죽어서 맞는다”(「여느 날 여느 아침에」)거나 “이 세상이 (…) 빠개지는”(「09:00」) 듯한 폭력에 노출되어 시들어가는 여성들은 해피엔딩을 맞지 못한다.

“시는 미친년 널뛰듯 쓰는 거”라는 김언희 시인이 스스로를 “증오의 검룡소”를 가진 “생태 교란종”(「끝과 시작의 오중주」)이라 외치게 만든 건 이 시대의 소수자의 고통에 무관심해온 우리 사회에 혐의가 있을지 모른다. 혐오와 차별 속에서 “딱 한 번 지르고 틀어막히는 짧은 비명”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마침 그 여자가 / 될지도”(「09:00」) 모르는 공포는 이제 당신의 것만이 아니므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가진 특색 중 하나인 6인 시인의 공통 테마 에세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집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고, 시인의 목소리를 보다 친밀하게 들을 수 있게 해준다. ‘VOL. Ⅴ’의 시인들은 각자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기호嗜好’혹은 ‘기호품嗜好品’을 주제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김언희 시인은 원고지 30매를 채울 만한 자신의 기호,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답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현재 모습과 욕망을 입체적으로 그려나간다. 세련된 ‘기호’나 섬세한 ‘취향’에 알레르기를 느끼며, 이 세계도 이 삶도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냉소적으로 토로하면서도, 일상 속 사소한 바람부터 순수한 오감의 자극점까지 성실하고 구체적으로 살핀다. 그러나 시인은 바로 이것이라고, 쉽게 결론내리지 못한다. 그의 머뭇거림에서, 대부분이 스스로 선택한 적 없는 모습으로 낯선 세계에 떨어져 기호나 취향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우리의 현실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다.

6천 자 원고의 마지막, 시인은 한 개의 향을 피운다. 냄새도 연기도 남기지 않고, 자신이 있는 공간을 순수한 진공의 상태로 바꾸는 침향 적정을. 그리고 그곳에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자신만을 남겨둔다. 진정한 ‘기호’란 것이 있는가, 하는 물음으로 읽히는 철학적 사색이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는 300질 한정으로 작가 친필 사인본 박스 세트(전 6권)와 낱권 시집(양장)이 동시에 발매된다. 한정판 박스 세트의 경우, 핀 시리즈 시인선만의 특색이자 시인들의 친필 사인과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 소장의 가치를 높인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김지원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작가의 말

 

나에게도 ‘?구체적인 기호품?’이 있었소. 있소. “?냄새만 맡아도 살 것 같던 살이 / 냄새만 맡아도 돌 것 같은 살이 되는 건 금세금방”인 나의 변덕을 초월하여 30여 년, 이것 하나가 있소. 침향 적정寂靜. 이 향은 피워도 향기가 없소. 다만 이 향은 피어올랐던 공간을 절대진공眞空으로 바꾸어놓소. 필라멘트처럼, 끊어지는 순간까지 백열하기만 할 뿐, 타서 연소할 수 없는 것이 쓰는 자의 운명이라면, 불순물 없는 진공이야말로 쓰는 자가 생사를 맡길 만한 경계 아니오. 마침내

30매를 채웠소. 애썼소, 선생.

―에세이 「니르바나 에스테틱」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이봐요, 시는 미친년 널뛰듯이 쓰는 거야요

여자가 아닌 것은 아닌 여자가 쓰는

시가 아닌 것은

아닌 시

―「끝과 시작의 오중주」 부분

 

진심을 다한 거짓말들을

거짓말을

할 때마다 길어 나오던 것들을

사랑했소, 달아오를 때마다 길어 나오던

송곳니들을, 난 사람도 아닐 때가

많았소, 동지, 짐승만도

못 할 때가, 그래도

난 그런 때가

좋았소

―「Happy Sad」 부분

 

소금 구덩이 속의 염소 같던 고독, 말을 하면 할수록 말이 안 나오던 고독, 목구멍 깊숙이 허연 소금 산이 빛나던 고독, 문고리에 목을 걸고 수음을 하던 고독, 목을 졸라주지 않으면, 수음조차도 할 수 없었던 고독, 시 같은 건 개나 주라지, 머리와 따로 노는 가발을 쓰고, 이건 19禁이 아냐, 사람?禁이야. 읽는 데 십 팔년, 잊는 데도 십 팔년, 낄낄거리던 고독, 성령의 비둘기가 번번이 똥을 깔겨 축성해주던 고독, 시뻘건 대낮에 헛씹을 하고, 소문난 헛제사밥을 나눠 먹던 고독, 그것이 인생 마지막 섹스인 줄도 몰랐던 고독, 사내란 십중팔구가 지뢰 아닐까, 오밤중에 문자를 보내던 고독,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어, 걸쭉한 고깃

국물 같은 안개 속에서 등을 돌리던 고독, 윤곽도 형체도 없이 뿌우연 안개로 풀어지던 고독, 꿈에 본 고독, 자신의 두개골을 깨진 화분처럼 옆구리에 끼고 서 있던 고독, 죽기도 전에 GG, 두 음절로 본인의 부음 먼저 전한 고독,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고독, 입을 봉투처럼 벌리고 5만 원짜리 한 장을 받아먹는 고독, 이제 나와는 계산이 끝난 고독,

―「또 하나의 고; 독―before」 전문

 

여느 날, 여느 아침을 여느 날 여느 때의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죽은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섹스와 끼니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모욕과 배신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지저분한 농담에서 해방된 여자로서 맞는다는 거, (……)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사랑하기 위하여 이를 갈아 부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칼을 삼키듯 말을 삼키지 않아도 된다는 거, (……)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아침을, 죽어서 맞는다는 거, (……)

―「여느 날, 여느 아침을」 부분

 

마침 그 여자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삼각 김밥 속에서

허연 어금니가 나올지도 모르는

하루를, 아는 사람

전부가

원수가 될지도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이 세상이 사과처럼 두 쪽으로

빠개지는 걸

목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하루

(……) 니가 사람인 줄 알지?

네까짓 건 밟아도

갯값도

안 돼! 갯값도 안 되는 하루를

혓바닥으로 걸레질을 하게 될 하루를

시작한다 사망 추정

여섯 시간 9분

전을

―「09:00」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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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Author: Juan Lee (Seu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