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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소小小小

서윤후 -
978-89-7275-160-1 04
2020년 03월 30일
140쪽 | 104*182 | 4*6변형
9,000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028 서윤후 시집 『소소소小小小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VOL. Ⅴ 출간!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한국 시 문학의 넓고 깊은 진폭을 확인시켜줄 다섯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의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다섯 번째 컬렉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를 출간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를 충분히 조명한다는 취지로 월간 『현대문학』 2019년 7월호부터 12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을 통해 수록된 바 있는 여섯 시인―김언희, 이영광, 신영배, 서윤후, 임솔아, 안미옥―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 소시집으로 묶었다.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특색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키는 핀 시리즈 시인선의 이번 시집의 표지 작품은 지난 30여 년간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해온 김지원 작가의 ‘비행’을 주제로 한 드로잉 작품들로 채워졌다. 대표적 정물 연작‘맨드라미’시리즈로 ‘회화가 가지는 매력을 극대화시켰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작가는 캔버스 사이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행위와도 같다는 자신의 작업관을 표현한 ‘비행’ 시리즈를 통해 보다 확장된 작가의 미적 탐구의 여정을 보여준다.

 

서윤후 시집 『소소소小小小』

6인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한정판 박스 세트 동시 발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의 시인들은 김언희, 신영배, 서윤후, 임솔아, 안미옥 6인이다. 지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가 한국 시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다섯 번째 컬렉션은 그 저변을 더욱 넓혀 한국 시 문학의 전위와 도약까지 담아내고자 기획되었다.

시작 활동은 물론 여행 에세이와 만화시편집, 그림시편집에 이르기까지 본업과 협업을 오가며 다방면으로 꽉 찬 재능을 발휘해온 시인 서윤후의 시집 『소소소小小小』를 출간한다. 만 19세의 나이로 등단해 20대를 온전히 시인으로서 살아낸 시인의 보다 진지하고 깊어진 성숙함이 담겨 있는 한 권이다.

그의 시편에 존재하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착하게 기다리는 충직함과 조심스러움 같은” 태도들은 시인이 가진 “고유의 무드를 만들어내며 타인과 사물을 보는 관점을 제어하고 동시에 비리고 푸릇한 청량감을 선사”하곤 했지만 요즘 그의 시에서 보다 충실히 무르익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박상수 시인은 “그게 좋고 신기해서 두고두고 읽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불연속적인 진술과 이미지들이 긴장 관계를 이루며 하나의 세계를 드러내는 서윤후만의 세대적 감각은 이 소시집에서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단련되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 다솜이와 영은이 / 동교동 삼거리와 공덕 오거리 / (지도를 그리는 바늘들) // 열심히 마늘을 빻는 부엌 작은 창 속에 / 한 스푼 설탕을 푸는 사람도 있어 / 복도식 아파트가 나눠 갖는 냄새 // 학원 가던 아이가 샌들을 벗어 / 자갈 하나를 떨군다 / 잠깐 완벽해지는 세계”(「소소소小小小」). 시인은 이 소시집을 일상에서 건져 올린 감각으로 써 내려간 1부와 긴 호흡의 관념적인 시선이 담긴 2부로 나누어 구성해 스물일곱 편의 새롭고도 매혹적인 또 하나의 세계를 이제 막 쌓아 올렸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기호’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자신만의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서윤후 시인은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오는 동안 경험한 기호품으로서의 ‘설탕 시럽’에 대한 달콤쌉싸름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른의 세계로 침투하기 위해 커피에 시럽을 넣었다는 시인, 절망과는 거리가 멀고‘잘 살아남았던’ 학생 시절 시럽에 집착했다던 시인, 자취를 시작하면서 직접 설탕을 졸여 시럽을 만들어보기도 했다던 시인. “비유를 상실한 폐허 속에서 유일하게 나의 존재를 단맛으로 코팅하던 시럽은 일종의 변수에 가까웠다”(에세이 「시럽」)는 시인의 말은 지나가버린 달콤한 시절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Ⅴ』는 300질 한정으로 작가 친필 사인본 박스 세트(전 6권)와 낱권 시집(양장)이 동시에 발매된다. 한정판 박스 세트의 경우, 핀 시리즈 시인선만의 특색이자 시인들의 친필 사인과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 소장의 가치를 높인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김지원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작가의 말

 

세상의 선반 어딘가에 놓여 있는 모든 시럽들을 생각한다. 무엇이 될 뻔했지만 사계절 실온에 두어도 아무렇지 않은 시럽이 있고, 시럽을 찾는 사람과 찾지 않는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에서 나는 여전히 시를 쓴다. 시럽을 좋아하지만 매번 그 취향을 들키

고 싶지 않았던 나의 은밀함에 대해 생각한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거짓말을 하게 되었고, 그걸 시를 쓰면서 고백한다. 단맛도 쓴맛도 헷갈리는 어리석은 미각으로, 시를 쓴다. 내가 고른 언어를 발음하게 될 혀를 빚어서 세상에 갖다 대어본다. 핥든지, 빨든지, 맛보든지, 마비되든지, 중독되든지……. 나는 이제 혀를 말할 수 있게 내버려두는 일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은 의외로 바쁜 일이 되었다. 그렇게 되었다.

―에세이 「시럽」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사람들이 나를 부르기 시작한다

테이블 닦아줄 사람 떨어진 숟가락을 대신할 사람

메뉴판에 없는 글씨 읽어줄 사람을 대신해

나는 다치지 않으려고 친절해진다

 

내 몫으로 나온 따뜻한 그릇을 들고

열릴지도 모르는 문을 바라보며 먹기 시작한다

중심 없이 회전하는 테이블 위

나의 정식은 원 안에 있고

사람들의 정식은 네모 안에 있다

 

이것과 저것 중에 나는

어느 것이 된다

―「스탭밀」 부분

 

 

반짝이는 것은 도움이 된다

도화선에 오른 슬픔을 내려오게 하거나

일그러진 얼굴에서 입술을 빛나게 할 때

 

서로를 엎질러서라도

핥아서라도 캐러멜라이징

 

깊고 풍부한 맛이 되었다

울고 난 사람에게 윤기가 나듯이

 

누군가 벗어준 외투에 묻어서도

반짝임을 그칠 줄 몰랐을 때

 

녹이는 점 녹는점 필요해

끓이는 점 끓는점 가져가

 

너무 반짝이면 모형 같아서 만져보는 음식이 있

었다

 

입가에 묻은 파우더

머뭇거리는 발자국의 글썽거림

우리가 정말 달고 맛있었을 때

굶주린 얼굴 흘러내리는 줄 모르고

 

도처에 진열되어 있는 굳은 얼굴들

 

아 맛있겠다……

아 목말라……

―「슈가 코팅」 전문

 

 

도무지 이 지루함을 견딜 수 없군요

 

몇 개의 계단을 지우고 위태로워집시다 아는 길 위로 성난 개 한 마리 풀어놓읍시다 모르는 이에게 잘 지냈냐며 다짜고짜 짖어댑시다

 

어질러놓아야 발 디딜 곳 잘 보입니다

 

벽과 사람 중 더 단단한 게 있답니다 장도리로도 휘두르지 못하는 것 입맞춤으로 돌파할 수 있는 것 막무가내 사랑이라고요? 짝이 맞지 않는 것들의 친구가 되어줍시다 홀수를 제발 환영합시다

 

행간에 사로잡혀 침묵을 익힙니다 입김 눈빛 체온으로 새긴 글자를 아무렴 천성이 떠들썩한 사람이 읽을 수 있겠습니까

 

문맹이 시작되고 은유가 도사리고 있는 고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싸이코」 부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샤오루보는 어둠을 더듬어 문을 찾는다 빠져나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어디로 들어오는지는 미리 알고 싶어서

준이치는 소용없는 일이라고 다그친다 사람들이 자신을 잊진 않을까 걱정한다

눈앞에 없는 사람이 더 오래 기억된다고, 잊히는 건 가까운 사람부터라고…… 샤오루보의 말에 준이치는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때 샤오루보는 졸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회계 자료 틈에 써둔 사직서를 몇 번 고치다가 깜빡 졸고 있었는데 여기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한때 준이치는 카페모카를 주문하고 받아 든 자신의 커피가 카페라테라는 사실을 알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도로 나왔다고 한다

그것이 이들의 마지막 기억이다

―「미래정전지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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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Author: Juan Lee (Seu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