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어두운 빛: 레오폴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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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회

여행을 마친 스탠리는 영국이 콩고 지역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으나 정작 영국은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영국으로서는 이미 많은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당시는 대불황의 시기라 새로운 식민지를 얻는 것이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레오폴드가 스탠리에 접근할 수 있었다. 레오폴드는 스탠리와 5년의 계약을 맺어 콩고이제는 강만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개발을 맡겼다. 스탠리는 곧바로 콩고 지역으로 돌아가 길을 닦고, 주둔지를 건설하고, 땅을 사고, 협정을 체결했다. 그는 콩고 분지의 450여 부족장들에게 선물을 쥐여주며 영토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는 조약을 맺었다. 부족장들은 자발적으로 그들의 상속권과 계승권을 당 협회에 양도하고, 그들의 영토에 대한 모든 주권과 통치권을 영구히 포기한다. 당 협회가 시행하는 작업, 원정사업에 언제라도 노동력이나 기타 수단을 지원한다. 이 나라를 관통하는 모든 도로와 수로의 통행료 징수권, 수렵, 어업, 광산, 삼림 개발권은 당 협회가 절대적인 소유권을 갖는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문자도 없는 그 지역 사람들은 문서에 이름을 쓰는 대신 X 표를 한 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레오폴드는 다음 단계를 밟아나갔다. 이제 협회연방 국가라는 형식으로 바꾼 다음 온갖 교묘한 술책과 로비를 통해 미국과 독일 같은 국가들이 이 나라를 승인하도록 만들었다. 레오폴드는 이런 식의 사기에 가까운 외교술에 기가 막힌 재능을 발휘했다. ‘콩고 자유국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를 합친 면적보다 컸고, 식민 모국인 벨기에의 76배에 달했다.

지금까지는 이 사업에 계속 돈이 들어갔지만, 이제부터는 여기에서 수익을 얻을 차례였다. 그러기 위해 자금을 끌어와야 했고 또 그러려면 인도주의의 겉치레가 더욱 필요했다. 그래서 선교사를 파견하여 기독교를 전파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아프리카인들을 노예제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는 아름다운 주장을 펼쳤다. 물론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콩고 자유국은 이름과 달리 전혀 자유롭지 않았다. 노예제를 근절하겠다는 맹세와 달리 현지 주민들을 철저하게 착취하는 사악한 체제를 수립했고, 대다수 주민들의 토지를 빼앗아 레오폴드의 사유지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백인 군인들과 흑인 용병들을 시켜 마을들을 파괴하면서 야생 고무나무에서 라텍스를 채취하고 다이아몬드를 캐고 코끼리를 사냥하여 상아를 얻었다.

우선은 상아가 가장 수익성 좋은 아이템이었다. 상아로는 나이프 손잡이, 당구공, , 피아노 건반, 체스 말, 조각품 그리고 의치를 만들었다(상아가 원래 코끼리의 이빨이니까 사람 입에도 잘 맞지 않겠는가). 코끼리 송곳니 한 쌍이면 건반 수백 개 혹은 의치 수천 개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곧 코끼리 사냥보다 인간 사냥이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고무 수액 수취 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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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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