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카사노바의 사랑―M. M.의 사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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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카사노바」(주세페 카사노바)

 

카사노바는 18세기 유럽 사회를 휘젓고 다니며 뜨거운 삶을 살았던 살아 있는 돈 후안이었다. 그 스스로 돈 후안과의 친연성親緣性을 의식해서일까, 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돈 후안의 이탈리아 발음이 돈 조반니이다)의 대본(리브레토) 작업에 참여했다. 카사노바는 190센티미터가 넘는 훤칠한 키에 준수한 용모, 화려한 언술과 완벽한 매너를 갖추었고, 무엇보다 여성에게 기쁨을 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자 했다. 그는 어떤 여인에게서도 사랑할 만한 점을 찾아냈고, “탈선이라는 생의 강렬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에게 사랑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이유였다.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은 차라리 신앙고백에 가깝다. “내 관능의 쾌락을 가꾸는 것은 내 삶의 중요한 일이었다. 나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나는 여성을 위해 태어났다는 의식을 가지고, 늘 여성을 사랑했으며, 또 내가 할 수 있는 한 여성으로부터 사랑받으려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어떤 식으로 사랑했던 것일까? 카사노바의 애정 행각 중 가장 유명한 사례에 속하는 M. M.과의 사랑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753, 카사노바와 연애를 하던 C. C.(카테리나 카프레타)라는 여성이 아버지에 의해 수녀원에 갇힌다. 그녀를 몰래 만나기 위해 수녀원에 들락거리던 카사노바는 그곳에서 M. M.이라는 수녀를 만난다. 그녀는 베니스 주재 프랑스 대사인 베르니 신부의 내연녀였지만, 카사노바를 보자 그와도 사랑에 빠진 것이다. 두 사람은 남몰래 별장에서 만나 열렬한 사랑을 나눈다.

M. M.은 말이 수녀이지 내적으로는 자유사상가였다. 카사노바와 나누는 대화에서 그녀의 명민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하느님이 어떤 때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라고 하다가, 또 어떤 때는 욕망을 자제함으로써 자기를 즐겁게 해달라고 하는 게 모순이지 않나요? 떠들썩한 기념일 축제와 신성하고 거룩한 신의 이미지는 서로 모순이지 않나요? 피조물인 인간의 행위가 어떻게 창조주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가 없어요. 내가 가진 이성으로 생각할 때 창조주는 피조물인 인간과 별개의 독립적인 존재거든요. 하느님이 만일 자기를 화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다면, 인간은 금지된 모든 행동을 다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는 것 같은데, 아닌가요? 사순절 기간에 하느님이 불행하다고 상상하실 수 있나요?

 


* 카사노바 자서전의 국내 번역본은 다음과 같다. 불멸의 유혹카사노바 자서전, 백찬욱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2005; 카사노바 나의 편력(3), 김석희 옮김, 한길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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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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