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찾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캐시와 가족들
어느 날 그들 앞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여인
운명의 수레바퀴는 다시 불행으로 치닫는다”
스티븐 킹을 제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V. C. 앤드루스의 대표작 국내 첫 완역!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고딕 로맨스 소설 ‘다락방 시리즈’가 폴라북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원제에 따라 ‘돌런갱어 시리즈Dollanganger Series’라는 이름으로 펴낸 이번 새 번역판은 오래전 국내에 유통되었던 해적판에서 우리나라 정서상의 이유 등으로 삭제?순화를 시킨 내용과 표현을 원작 그대로 가감 없이 담아낸, 국내 첫 완역본이다.
그간 국내에서 V. C. 앤드루스는 베일에 싸여 있던 작가로, 척추 장애로 인해 거의 일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하며 글을 썼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1986년 스티븐 킹을 제치고 전미서점협회에서 발표한 공포·오컬트 분야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에 선정된 바 있는 앤드루스는 일찍이 겪은 장애 때문에 어릴 적부터 남다른 경험 속에서 자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펴낸 완역본에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복잡한 혈연으로 얽힌 돌런갱어 가문의 계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가계도를 새롭게 덧붙였으며, 더불어 각 책의 권말에 세 페이지에 걸쳐 작가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실었다. V. C. 앤드루스와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던 독자들에게 이번 돌런갱어 시리즈는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늘 새롭게 화제에 오르는, 소녀들의 영원한 고전
1979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자마자 2주 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곧 1위를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다락방의 꽃들』은 이후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1980), 『가시가 있다면』(1981)으로 이어지며 출간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했다. 금단의 사랑으로 시작된 한 가문의 이야기가 고딕소설 특유의 공포적 전율과 낭만적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돌런갱어 시리즈는 1984년 주인공인 두 남매 캐시와 크리스토퍼의 마지막이 담긴 『어제 뿌린 씨앗들』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어제 뿌린 씨앗들』은 그해 미국에서 출간된 소설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V. C. 앤드루스가 사망한 이듬해인 1987년 11월, 미발표되었던 외전인 『그늘진 화원』이 한 유령작가(훗날 유령작가의 정체는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의 원작자이기도 한 공포소설가 앤드루 니드먼으로 밝혀졌다)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되면서 돌런갱어 시리즈는 전 5부작으로 완결된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돌런갱어 시리즈는 독일어?폴란드어?체코어?포르투갈어?스페인어?네덜란드어 등으로 번역, 전 세계 4천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이런 인기에 힘입어 1987년에는 1권 『다락방의 꽃들』이 크리스티 스완스 주연으로 영화화가 되었다. 출간된 지 3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읽어도 여전히 매력적이며 생생한 자극을 주는 이 이야기는, 지난해 미국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원작의 2권까지가 텔레비전 영화로 제작?방영되었고, 올해 2015년 외전을 제외한 남은 두 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텔레비전 영화에서 어린 네 남매를 다락방에 가두는 외할머니 역을 맡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배우 엘렌 버스틴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에미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길티 플레저의 대명사가 된 모던 고딕 로맨스
이 책이 처음 소개되었던 1990년대 초반, 당시 국내에는 청소년 취향의 할리퀸 로맨스물이 많은 소녀들 사이에서 탐독되고 있었다. 로맨스에 대한 갈망과 성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품은 사춘기 소녀들에게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콘텐츠가 드물었던 시절,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잘생긴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는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소재들과 진부한 서사, 무엇보다 문학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난무하던 가운데 등장한 『다락방의 꽃들』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의 독자를 아우르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근친상간으로 인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빠진 열두 살 소녀 캐시가 어른이 되고 싶은 갈망과 어른이 된다는 것의 두려움 사이에서 겪는 내면의 갈등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매혹시켰다. 근친상간과 불륜, 살인과 같은 충격적인 소재와 다소 관능적인 성적 묘사는 때로 일부 독자들을 이 책을 읽는 게 죄악인 것만 같은 감정에 빠뜨리기도 했다. 뒷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과 죄책감 사이에서 번뇌하던 청소년 독자들 가운데는 실제로 이 작품을 손에 놓을 수 없는데 계속 읽어도 될지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일들도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작가 V. C. 앤드루스는 속칭 막장의 원조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작품에서 드러나는 문학성과 문학적으로 얻게 되는 감흥과 매력은 돌런갱어 시리즈를 통속적이거나 자극적이라고만 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인간의 가장 내밀한 욕망과 그에 따른 죄책감, 그리고 어린아이가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어른의 현실세계로 들어설 때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공포감을 다루는 앤드루스의 돌런갱어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지은이 _ V. C. 앤드루스(V. C. Andrews, 1923~1986)
본명은 클레오 버지니아 앤드루스. 20세기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명으로, ‘동화의 공포’를 쓰고 싶었던 그녀는 고딕소설 특유의 전율과 낭만적 분위기를 가족사소설과 결합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현대 고딕 로맨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척추 장애로 인해 거의 평생 동안 휠체어 생활을 한 앤드루스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 문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동화와 고전, 공상과학 소설과 판타지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상업미술가 등으로 활동했지만, 이 일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비밀리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1979년 출간된 『다락방의 꽃들』을 시작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가시가 있다면』으로 이어진 돌런갱어 가문의 이야기는 곧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1984년 크리스와 캐시 돌런갱어의 마지막 이야기인 『어제 뿌린 씨앗들』로 완결된다. 1986년 앤드루스는 스티븐킹을 제치고 전미서점협회에서 발표한 공포·오컬트 분야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에 선정된다.
1986년 12월 19일, 유방암에 걸려 63세를 일기로 사망한 앤드루스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버지니아 주 포츠머스에 안장됐다. 사망 이듬해인 1987년 11월에 이 시리즈 속편이자 『다락방의 꽃들』의 이전 이야기인 『그늘진 화원』이 한 유령 작가에 의해 완성되어 발표된 것을 기점으로 오늘날까지 앤드루스의 미발표 작품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 옮긴이 _ 문은실
홍익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와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몸을 긋는 소녀』 『언더베리의 마녀들』 『뼈 모으는 소녀』 『수비의 기술』 『냉동인간』 『빅 퀘스천』 『야구 교과서』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미드 100배 즐기기』 『위트 상식사전 프라임』이 있다.
■ 줄거리
“‘그’는 내가 혼자 있을 때를 좋아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는 미소 짓고 있었다.”
폭스워스 홀이 무너지고 몇 년 후, 캐시는 두 아들 조리와 바트를 데리고 한적한 교외에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검은 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여인이 그들 앞에 나타나면서 운명의 수레바퀴는 다시 불행으로 치닫는다. 증조부 맬컴의 일기장을 손에 넣으며 점점 이상해지는 바트와 부모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내는 조리. 비운의 가족사는 이어져 내리며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의 굴레를 쓰게 된다.
■ 책 속으로
“넌 진짜 그럴 생각이었던 거야!” 그가 쏘아붙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우린, 너는, 너나 내가 살겠다고 네 자식들을 이 다락방에 데려다 놓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해.”
“내가 그런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하다니, 오빠 끔찍해!”
“나 지금 많이 참고 있는 거야. 난 널 믿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 네가 아직까지도 악몽 꾼다는 거 알아. 우리가 어리고 순진했던 시절에 겪은 일 때문에 여전히 괴로워한다는 거 안다고. 하지만 네가 너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려면 철이 들어야 해. 잠재의식이 종종 현실로 이어진다는 거, 아직도 배우지 못한 거야?”
그가 엄마에게 다시 다가가 꼭 안고 달래주면서 입을 맞추었다. 그녀가 절박하게 매달리자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엄마는 왜 그토록 절박했을까?).
“캐시, 내 사랑. 잔인한 할머니가 물들여놓은 두려움은 내려놔. 그녀는 우리에게 지옥과 영원히 끝나지 않는 보복의 고통을 믿게 하려고 했지. 지옥이란 없어. 우리 스스로 만들어놓은 지옥만 있을 뿐이야. 천국도 없어. 우리끼리 세운 천국만 있을 뿐이지. 네가 무의식적으로 했다는 짓으로 내 믿음을 무너뜨리지 마, 내 사랑. 네가 없으면 나는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야.”
“그럼 이번 여름에 ‘오빠’의 엄마 보러 가지 마.”
그는 눈을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에 고통이 그득했다. 나는 살며시 바닥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왜 불현듯 무시무시한 두려움이 들까? _29~30쪽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베일로 가리지 않은 그녀를 볼 기회였다. 나는 그녀를 보았다. 정말로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코나 입술, 눈을 봤다고는 할 수 없었다. 내가 본 건 그녀 얼굴 양쪽에 난 삐쭉삐쭉한 흉터뿐이었다. 고양이가 할퀴어서 흉터를 남겼나? 나는 뭐라도 맛있게 먹을 식욕도 없이 탁자에 홀로 앉아 있는 늙은 여인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토록 외롭고 사랑받지 못하며 산다는 것은 어쩐지 부당한 일처럼 느껴졌다. 한때는 우리 어머니만큼이나 아름다웠을 것도 같은 누군가의 아름다움을 세월이 어떻게 빼앗아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운명도 애꿎기는 마찬가지였다.
“형……?”
“쉿……”
그녀는 계속 이쪽을 바라보다가 얼굴에 베일을 내렸다. “거기 누구 있어요?” 그녀가 불렀다. “가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어요!”
그 말이 통했다. 나는 땅으로 뛰어내려 바트의 손을 잡고 내달렸다. 그가 평소대로 비틀거리다가 넘어져서 나를 지체시켰다. 나는 그를 똑바로 일으켜 세우고 계속 뛰었다.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달리라고 그를 재촉했다. 바트가 숨을 몰아쉬었다. “조리! 그렇게 빨리 가지 마! 뭘 봤어? 말해봐. 귀신이었어?”
귀신보다 나빴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30년 후 내 어머니 모습이 어떨지 보았다. 엄마가 세월에 그렇게 유린될 만큼 오래 산다면. _57~58쪽
엄마 아빠 둘 다 커질 대로 커진 눈으로 얼어붙었다. 어떻게 보면 무력해 보이기까지 했다.
몇 시간 후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긴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가서 부모님 침실 바깥에서 귀를 기울였다. 엄마가 말하고 있었다. “이건 꼭 우리가 언제까지나 다락방에 있을 거고, 영영 자유의 몸이 되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야.”
맬컴과 내가 다락방하고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우리 둘 다 다락방에 보내진 일이 있었기 때문인 걸까?
나는 손과 무릎을 바닥에 짚고 몰래 복도를 기어 내 침대로 돌아와 조용히 누웠다. 나 자신과 내 ‘잠재의식’에 두려움이 들었다.
베개 밑에 내가 낮이고 밤이고 빨아들이고 있는 맬컴의 일기가 있다. 나는 더 강하게, 더 똑똑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_242쪽
“바아아-티.” 그녀가 나를 보며 웃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바람에 반바지 아래로 레이스 팬티가 보였다. “놀자, 바아아-티, 신디랑 놀 거지……?”
작고 통통한 손이 내게 뻗어왔다. 그녀는 나를 ‘유혹’하려 하고 있다! 두 살하고 몇 달밖에 되지 않은 것이 여자들의 온갖 사악한 수단을 알고 있었다.
“신디.” 엠마가 주방에서 불렀지만, 나는 낮게 웅크리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수풀 뒤의 나를 볼 수 없었다. “너 괜찮니?”
“신디는 모래성을 짓고 있어!” 나를 보호라도 해주겠다는 듯이 아무것도 아닌 조그만 게 대꾸했다. 그러고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 모래 들통을 들어서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된 부삽과 함께 내게 내밀었다.
나는 주머니칼의 손잡이를 더 꽉 움켜쥐었다. “예쁜 신디.” 나는 더 가까이 기어가면서 얼굴에 다정한 미소를 띠고 노래하듯이 불렀다.
내 모습에 그녀가 깔깔 웃었다. “예쁜 신디는 미용실 놀이 하고 싶어 해……”
그녀가 손뼉을 쳤다. “꺄아.” 그녀가 지저귀는 소리를 냈다. “좋아.”
손에 잡히는 금발 머리는 실크처럼 부드럽고 깨끗했다. 내가 그녀의 포니테일 머리를 잡아당겨 리본을 푸는데 그녀가 웃었다. “널 다치게 하려는 거 아니야.” 내가 진주 손잡이가 달린 칼을 그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그러니까 소리 지를 생각 마…… 일이 끝날 때까지 넌 미용실에 그냥 조용히 앉아 있는 거야.” _265쪽
어찌 된 이유에서인지 그때 나는 눈을 들었다. 바트가 어두운 구석에 다시 앉아 있었다. 금장을 두른 듯이 보이는 빨간색 표지의 책을 쥔 채였다. 그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증조할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며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몸이 떨려왔다. 맬컴의 일기는 그 화재에서 불타버렸기 때문이다.
바트가 들고 있는 책은 싸구려 모조 가죽을 두른 것이었고, 모든 페이지가 텅 비어 있었다.
그게 바트에게 문제가 될 건 없었지만 말이다. _507쪽
■ 미국 아마존 독자 서평
★★★★★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열두 살 때로, 푹 빠져들었던 나는 어느새 V. C. 앤드루스의 모든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책을 다시 읽는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고, 이제는 그때보다 모든 게 더 잘 이해가 간다! _Nina kay
★★★★★ 즉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 주체할 수 없이 몰려오는 감정과 함께 1권을 덮고, 2권을 주문했다. _Amanda
★★★★★ 돌런갱어 전 시리즈는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근친상간, 살인, 질투, 가족의 비밀 등 드라마는 롤러코스터처럼 전개된다.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그런 작품이다. _C. Pascua
★★★★★ 나는 지금 이 책을 세 번째 읽었다. V. C. 앤드루스는 정말로 대단한 작가이고, 심지어 오늘에도 그녀의 이야기들은 우리를 낚고 있다. 앤드루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나의 가장 큰 영감 중 하나다. _KCM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