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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펨벌리로 오다 DEATH COMES TO PEMBERLEY

  • 저자 P. D. 제임스 지음
  • 부제 펨벌리 살인 사건
  • 역자 박현주
  • ISBN 978-89-7275-740-5
  • 출간일 2015년 06월 12일
  • 사양 440쪽 | 135*207
  • 정가 13,800원

고전 로맨스의 정수 『오만과 편견』과 미스터리의 여제 P. D. 제임스가 만났다! 추리소설 팬들은 물론 제인 오스틴 팬들까지 사로잡은 완벽한 오마주

엘리자베스의 약혼은 화려하기는 했지만 제인의 약혼만큼 기쁨을 안겨 주진 않았다. 엘리자베스는 별로 인기가 없었고, 메리턴 숙녀 중 눈치 빠른 부류는 종종 엘리자베스 양이 남몰래 자기들을 비웃고 있지 않나 의심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또한 엘리자베스가 냉소적이라고 비난하며, 냉소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것이 여자의 바람직한 자질은 아니며 신사들이 특히 싫어하는 품성이라고 생각했다. 엘리자베스의 결혼, 그 승리에 대한 질투가 이 결합의 전망에 대한 만족감보다 더 큰 이웃들은 다아시 씨의 자존심과 오만, 그리고 그 아내의 신랄한 위트가 합쳐지면 그 부부는 펨벌리와 1년에 만 파운드의 수입으로도 위로가 안 될 만큼 극도로 비참하게 살 거라고 주장하며 그들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_프롤로그_롱번의 베넷가에서

 

그날은 앤 부인의 무도회 전날이었다. (중략) 다아시 씨는 그해는 무도회를 열기에 그다지 적합한 때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표시했다. 프랑스와는 이미 개전 선언을 해 전쟁이 일촉즉발인 상태였고, 남부 지역에서는 보나파르트가 언제라도 습격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졌다. 시골 생활에서는 가장 핵심인 수확도 흉작이었다. 많은 신사들은 장부책에서 걱정 어린 눈을 들어 올해에는 무도회를 열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하고 싶었지만, 아내들의 분노와 적어도 두 달간은 가정이 평안치 않으리라는 확신에 부딪치고 말자 약간의 무해한 오락보다 사기에 이바지하는 것은 없으며, 무지몽매한 도시 파리 사람들은 펨벌리 무도회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기뻐 날뛰며 거기서 새로운 용기를 얻으리라는 생각에 마침내 개최에 동의했다. _제1부 무도회 전날

 

그리하여 공터가 앞에 펼쳐졌다. 그들은 경외에 가까운 감정에 빠져 늘씬한 나무 사이를 천천히 지나다 마치 발이 뿌리를 내린 듯 멈춰 섰다. 공포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 앞에서 소리 죽인 달빛과 잔혹하게도 대조되는 강렬한 색깔로 죽음의 장면이 재현되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 몸이 되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고, 세 사람 모두 등불을 높이 쳐들었다. 등불에서 나오는 강한 빛이 달의 은은한 광채를 압도해 장교의 진홍빛 웃옷과 유령처럼 피에 얼룩진 얼굴, 그들 쪽을 돌아보는 광기 어린 눈을 한층 강조했다. 데니 대위는 등을 대고 반듯이 누워 있었다. 오른쪽 눈에는 피딱지가 굳어 말라붙었고, 흐릿한 왼쪽 눈은 저 아득한 자리에 뜬 달에 고정되어 있었으나 그 무엇도 보지 못했다. 위컴은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손은 피투성이였고, 얼굴은 핏방울이 점점이 튄 가면 같았다. 쉰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끓는 것 같았지만 말은 또렷이 들렸다. “죽었어! 오, 세상에, 데니가 죽었어! 내 친구, 유일한 친구였는데, 내가 그를 죽인 거야! 내가 죽인 거라고! 내 잘못이야.” 그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위컴이 앞으로 푹 넘어져 목청이 찢어져라 하염없이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데니의 몸 위로 쓰러졌다. 피투성이 두 얼굴이 닿을 듯했다. _제2부 숲지의 시체

 

마일스 경과 컬페퍼 부인은 런던의 화려한 상점과 매혹적으로 다양한 오락거리를 찾아 떠났다. 그로 인해 돈은 더 벌기 위해 쓰여야 한다고 믿는 나이 많은 남편과 돈은 쓰기 위해 존재한다고 확고히 믿는 젊고 예쁜 아내의 결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부 간 불화가 악화되었다. 하지만 돈을 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돈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요? 부인은 자주 그렇게 지적하곤 했다. 상급 치안관은 수도에서 아내가 사치스럽게 지출한 경비에 대한 첫 번째 청구서를 받아든 후에 자기 안에서 공직 생활에 대한 책임감을 새롭게 느끼고 말았고, 아내에게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통고했다. _제3부 펨벌리의 수사

 

네겐 좋은 변호사가 필요할 텐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사람을 고용하지는 말거라. 무능한 주제에 보수 면에서는 불합리한 기대를 품는 시시한 변호사만 걸릴 뿐이다. 내 담당 변호사인 페그워디 씨를 소개하고 싶지만, 나도 여기에서 그 사람이 필요한지라.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웃과 오랫동안 영지 경계를 두고 다툼이 있었는데, 이제는 심각한 단계에 다다라 지난 몇 달 동안에는 밀렵이 통탄할 만큼 늘어났단다. 나도 직접 가서 너희들에게 충고를 주고 싶지만 ?페그워디 씨는 내가 남자여서 법률에 관심이 있었다면 영국 법조계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되었으리라고 하더라? 여기에서도 내가 필요하니 말이다. 내 충고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다 찾아다니다간 집에 있을 날이 없겠지. 이너 템플 소속의 변호사를 고용하라는 추천을 하고 싶구나. 거기 소속 사람들이 신사적인 무리라고들 하니 말이다. 내 이름을 대면 너를 융숭히 대접해 줄 게다. _제4부 심리, 캐서린 영부인이 다아시 부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예배는 회중이 교구에 새로 온 사람들의 외모나 몸가짐, 우아함 및 재산 정도를 가늠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임신부터 파산에 이르는 흥미로운 상황에 처한 이웃의 태도를 평가해 볼 수 있는 합당한 기회였다. 어떤 이의 영지에서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다가 결혼으로 동서 관계가 된 남자가 잔인한 살인을 저질렀다는 소문을 들으면 필연적으로 많은 회중이 교회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는 오랜 지병으로 몇 년 동안이나 교회에 참석할 기력이 없었던 것으로 유명한 환자들까지도 끼어 있었다. 물론 누구도 대놓고 호기심을 드러낼 만큼 가정교육을 엉망으로 받지는 않았지만, 기도하려고 두 손을 들었을 때 조심스레 손가락을 벌리거나 찬송가를 부를 때 보닛으로 슬쩍 얼굴을 가린 채 그쪽을 한번 쳐다보기만 해도 적잖은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_제4부 심리

 

“어떤 사람들은 다아시 씨의 설명이 약간 미덥지 못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살해당한 남자가 있다면 분명히 첫 번째 대응은 살인자를 체포하려는 것이었을 텐데요.” “그 상황에서는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랬나 보군요, 다아시 씨.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으리란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인하시긴 했어도, 이미 벌써 살인자라고 믿고 있던 남자 앞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어째서 다른 사람을 수색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다아시가 대답하기도 전에, 사이먼 카트라이트는 마지막 말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렇게 날카로운 정신을 갖고 계시다니 정말 축하를 드려야겠군요, 다아시 씨. 우리 같은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충격 받아 두뇌 반응이 느려졌을 그런 때에도 일관적으로 생각할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니까요. 결국 유례가 없을 만큼 무시무시한 장면이었죠. 다아시 씨와 일행이 손이 피투성이가 된 채 살해당한 친구의 시체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위컴을 보았을 때, 저는 피고가 한 말에 대한 다아시 씨의 반응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었습니다. 다아시 씨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데니 대위가 마차를 떠나 숲 속으로 뛰어 들어가게 된 불화가 있었다는 것을 추정하고, 두 남자의 키와 몸무게 차이와 그 중요성을 되살려 냈으며, 상처를 내는 데 쓰였을 만한 흉기가 현장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살인자는 흉기를 편리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근처에 놓아둘 만큼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내려가셔도 됩니다.” _제5부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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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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