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진정한 헌신적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었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잠자는 숲』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가가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잠자는 숲』은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20년 넘게 성장해가는 캐릭터 가가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가는 이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형사로 변신해 도쿄의 유명 발레단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을 파헤쳐간다. 완벽한 춤을 추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발레리나와 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이 발레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미스터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가장 로맨틱한 소설로 손꼽힌다. 로맨틱 미스터리 『잠자는 숲』을 통해 독자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헌신적 사랑’, 그 원형이자 정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_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유성의 인연 1?2』『악의』『붉은 손가락』『숙명』『백야행』『살인의 문』『편지』『흑소(黑笑) 소설』『독소(毒笑) 소설』『방황하는 칼날』 등 다수의 저서를 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일본 미스터리계의 제일인자이며, 미스터리라는 틀로 묶을 수 없을 만큼 폭넓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 옮긴이 _ 양윤옥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2005년 소설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講談社)의 노마 문예번역상을 수상하였다. 『슬픈 이상(李箱)』『그리운 여성 모습』『글로 만나는 아이세상』 등의 책을 썼으며, 『붉은 손가락』『악의』『유성의 인연』『남쪽으로 튀어!』『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겐지와 겐이치로』『철도원』『칼에 지다』『지금 만나러 갑니다』『장송』『플라나리아』『오, 마이갓』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본문 중에서
■ 이 책은… 비밀이 숨겨진 발레단을 둘러싼 매력적인 이야기 도쿄의 유명 발레단을 배경으로 하는 『잠자는 숲』은 ‘발레’에 모든 것을 건 발레리나들이 전면에 등장한다. 발레단원들 간의 우정, 최고의 춤을 완성하려는 댄서의 집념, 그리고 헌신적인 사랑이 치밀하게 엮인 이야기 구조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잠자는 숲’처럼 폐쇄적으로 닫혀 있던 발레단. 가가 형사는 그곳에서 화려함의 이면에 감춰진 슬프고 비극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에게 관심 없는 분야라도 절대 “흥미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인간복제, 아동범죄, 시간여행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작품 역시 클래식 발레와 발레단이라는 색다른 소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명한 발레 레퍼토리인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백조의 호수>를 떠올리면서 작가와 두뇌 게임을 벌여간다면 독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또한 우아한 발레 이야기에 여성의 몸을 규격에 끼워 맞추는 다이어트에 대한 비판을 담은 것은 역시 사회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견지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만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것이다. ‘헌신적 사랑’을 보여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로맨틱 미스터리! 늘 냉철하고 침착한 가가는 『잠자는 숲』에서 발레단 댄서인 미오와 사랑에 빠진다. 범죄를 계기로 만난 이들의 사랑은 그 끝을 알 수 없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뛰어넘어,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드라마로 명성 높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헌신적 사랑’의 감정을 파고든다. 그런 면에서 『잠자는 숲』은 연애소설로 읽어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으로 크게 사랑받은 『용의자 X의 헌신』도 그 이면에는 ‘순애’의 감정이 깔려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표 ‘헌신적 사랑’의 원형을 간직한 이 작품을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독자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잠자는 숲』은 미스터리로서도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범인이 준비한 살인 도구 트릭과 알리바이 트릭, 그리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서술 트릭’이 어우러진 가운데 공연을 앞두고 전쟁터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무대 뒤편에서 가가 형사의 예리한 추리력은 빛이 난다. 다양한 트릭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범인을 밝혀가는 과정 속에 ‘범행의 이유’를 찾아가는 범인 찾기 게임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흡입력 있는 사건을 넘어 가슴 뭉클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잠자는 숲’의 세계, 그 무대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 작품의 줄거리 명문 ‘다카야나기 발레단’의 사무실에서 한 남자가 살해되었다. 용의자는 미모의 발레리나 하루코. 사무실 창문 밖에서 남자의 발자국이 발견된 가운데, 하루코는 무단 침입한 남자를 실수로 죽게 한 것이라며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가가 형사와 동료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조사에 착수하고 마침내 남자의 신원을 밝혀내지만, 남자와 발레단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어 사건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공연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하던 중, 발레단의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가지타가 객석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과연 발레단 사람일까? 그리고 범인은 어떻게 가지타를 살해했을까? 불행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발레단 단원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한편 가가 형사는 발레단 사건을 조사하면서 하루코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발레리나인 미오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발레리나에게 숨겨진 슬픈 순애보와 핏빛 살인극, 그리고 화려한 무대 뒤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가가 형사의 활약이 시작된다. ■ 가가 교이치로, 그가 궁금하다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때론 범죄자조차도 매료당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그와 함께해왔다. 가가 교이치로가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은 바로 청춘 미스터리 소설 『졸업』이다. 교사가 될 꿈을 품은 평범한 대학생이던 가가는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을 접하며 인간의 양면성과, 사건 해결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형사였던 아버지가 가정에 소홀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떠났다고 생각한 가가 교이치로는 형사라는 직업 대신, 교사의 길을 택한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평범한 교사로 머물게 두지 않았다. 가가 교이치로는 재직 중 어떤 사건으로 인해(자세한 내용은 『악의』에서 밝혀진다) 자신이 “교사로서는 실격”이라 판단하고 사직, 경찰에 입문한다. 가가 교이치로가 다른 추리소설 속 명탐정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가 형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다정함과 최고의 선을 향한 인간적인 배려를 잃지 않는다. 그것은 범죄자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가가 형사가 “인간의 심리를 가장 완벽하게 꿰뚫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추리소설을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살아 있는 캐릭터인 이유이다. ‘가가 형사 시리즈’는 『졸업』을 시작으로 『잠자는 숲』『악의』『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내가 그를 죽였다』『거짓말, 딱 한 개만 더』와 나오키상 수상 이후의 첫 작품 『붉은 손가락』까지 총 7권이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