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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책

김희선 -
978-89-7275-825-9 03
2017년 06월 26일
516쪽 | 207*145 | 신국 변형판
15,800원

한국문학에 전례 없던 새로운 리얼리즘 소설의 탄생! 지구 종말의 묵시록일까? 음모 서사일까?
시간여행 SF일까? 편집증 서사일까? 아님 해석망상?

한국문학에 전례 없던 새로운 리얼리즘 소설의 탄생!

 

지구 종말의 묵시록일까? 음모 서사일까?
시간여행 SF일까? 편집증 서사일까? 아님 해석망상?

 

2011년 등단한 이래, 기이한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독특한 단편들을 발표하며 ‘대체 불가한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은 소설가 김희선의 첫 장편소설 『무한의 책』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월간 『현대문학』을 통해 연재된 이 작품은 연재 기간 내내 독특한 세계관과 순문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재로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원고지 2200매라는 긴 호흡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부분 느슨함 없는 촘촘한 구성과 디테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용인 에버랜드의 거대한 플라스틱 나무 밑에서 갑자기 솟아난 미아 소년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는 이 작품은 과거에서 온 정체불명의 소년과 세상을 종말로부터 구할 임무를 받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청년 스티브, 두 사람 사이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평행우주 이론과 시간여행 대서사를 동원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낸다. 이 작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끝에 결국은 현실로 이동해서 세상을 구원해내는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작가 김희선만의 ‘새로운 리얼리즘 소설’을 탄생시켰다.

 

문단에 나타난 “무서운 신인”이라는 수식어에 값하는, 이미 전작인 소설집 『라면의 황제』에서 과거와 미래, 지역과 세계, 외계인과 소시민 등의 혼종적인 소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이색적이고 개성 넘치는 소설 속 세계관을 각인시킨 바 있는 김희선은 그만이 가진 독특한, 확장된 세계관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이 한 권의 장편소설에 아낌없이 다 쏟아내고 있다.

등장인물 … 6

 

# 1. 소년 … 9
# 2. 강림 … 22
# 3. 계시 … 33
# 4. A View To A Kill … 51
# 5. 앱의 출현 … 75
# 6. 이상적인 햄에 관한 소고, 그리고 앱의 출현 그 이후 … 88
# 7.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 … 104
# 8.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 … 125
# 9. 0.5초의 신 … 154
# 10. Talk about you … 191
# 11. 3년의 낮과 밤(2012. 12. 21~2015. 12. 21) … 210
# 12. 여전히 계속되던 낮과 밤 … 224
# 13. 유령 타워의 추억, 혹은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 … 239
# 14. 진실은 저 너머에 … 255
# 15. 아무도 모르게 … 269
# 16. 언제나 어디서나 … 281
# 17. 스푸트니크 3호의 가능성 … 301
# 18. 어젯밤에 생긴 일 … 313
# 19. 방문객들 … 346
# 20. 검은 사각형, 혹은 디디의 진술 … 376
# 21. 신호, 신호들 … 423
# 22. 꿈은 사라지고 … 435
# 23. 미래로 가는 유일한 방법에 관하여 … 468
# 24. 에필로그 … 484

 

작품해설 … 490
작가의 말 … 514

이야기하는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바로 그 이야기
이야기는 단지 거기에, 삶 그 자체처럼 존재한다

 

『무한의 책』은 2015년의 경기도 용인과 2016년 미국의 트루데, 그리고 1958년의 경기도 용인이라는 세 개의 시공간을 축으로 삼아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소년과 스티브,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이 각각의 세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소설이다. 겹겹이 스스로를 감싸는 이야기들은 원전(原典)과 출처, 편지, 쪽지, 블로그,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의 다양한 형태로 분기하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품고 있어서 마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인형이 숨어 있는지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등장하는 각각의 시공간들은 어느 하나가 없다면 다른 하나도 존재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평행우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고 세상의 종말과 구원이라는 광대무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신으로부터 내려오는 계시(啓示)이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의 모든 스마트폰에 설치된 불가사의한 앱 ‘계시’로부터 주인공의 모험과 신의 등장이 예고된다. 신은 주인공을 과거로 보내 임계점을 넘어선 지구의 균열을 막으려 하는데, 이때 작가는 그 임계점을 세상의 종말을 초래하는 역사적 사건의 오류로 상정해 ‘1980년 5월의 광주’라는 역사의 모순과 과거의 상처를 소설적 상상력으로 소환시킨다.
 
닿을 듯 닿을 것 같지 않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마침내 꼬리를 입에 문 “우로보로스의 형상”처럼 연결되는 그 순간, 독자들은 주인공 스티브가 앓고 있는“과거를 현재처럼 느끼거나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과거로 착각하는 기이하고도 이상한 질환”의 순간이 찾아옴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경험하게 되는 경이로운 착란은 작가가 구축해놓은 정교하고도 치밀한 상상력의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하며 이 ‘끝없는 이야기의 끝’을 궁금케 한다.
 
『무한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망상과 환상들은 모두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구원 서사이다. 지구에 종말이 닥쳤을 때, 그 비참한 현실을 딛고 망상을 꿈꾸며 시간을 역행해 달려간 주인공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그가 다시 아무것도 아닌 채로의 긴 시간을 견뎌내고 현실에 당도했음을 확인하는 순간 독자들은 그 모든 망상들이 새로운 리얼리티를 부여받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소설의 줄거리

 

2015년 5월, 용인 에버랜드에서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에게 미아로 발견된 소년은 자신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명진 고아원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소년을 인계한 용인동부서 포곡지구대의 강승현 경장은 고무신을 신고 1957년도에 발행된 지폐를 지니고 있는 소년의 행색에 의아함을 느낀다. 강 경장은 용인의 명진 보육원으로 전화를 걸어 소년의 신상을 알아보려 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다.
2015년 12월, 바다 건너 미국의 쇠락한 도축업의 도시 트루데에서는 하늘로부터 신들이 떼를 지어 강림하기 시작한다. 이미 3년 전 지구상의 모든 스마트폰에 무단으로 설치된 ‘계시’ 앱을 통해 예고된 대로 신의 강림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모습을 드러낸 신들은 거대한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의 형상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그리고 얼마 후인 2016년 1월, 트루데에서 햄· 소시지 영업사원 사원으로 일하던 청년 스티브는 강림한 신 보리스와 아르까지로부터 메시지를 받는다. 메시지의 내용은 황당무계하게도 ‘스티브 너의 운명은 태곳적부터 Key(열쇠)를 찾아내 지구를 구할 구원자로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엘름가 1408번지 한국인 가족 몰살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은 스티브는 신으로부터 지구의 종말을 막을 구원의 key가 가족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마침내 과거의 어느 시점, ‘1958년의 용인’으로의 목숨을 건 시간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 주요 등장인물

 

소년_ “새로운 땅에 가면, 다른 이름을 대라고. 그래야만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물에 가라앉기 전에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고요!”놀이공원에서 미아로 발견됨. 의문의 노트를 갖고 있다.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_ “안녕, 스티브. 어쨌거나 고마워요! 당신이 결국 세상을 구했다고요.” 놀이공원에서 동물 탈을 쓰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소년을 처음으로 발견한다.

 

스티브_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오직 인류를 위해 이 일을 하기로 결심한 거야.” 한국 이름은 박성철. 도축 공장에서 일하다 햄·소시지 영업사원으로 승진했으며, 로버트 와인버그에게서 세상의 종말에 얽힌 비밀을 듣게 된다. 

 

로버트 와인버그_ “그나저나, 이건 정말 비밀인데 말이야, 스티브, 이 책의 나머지 한 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스티브의 이웃에 사는 전직 기자. T 신부의 회고록을 집필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T 신부_ “만약 신이 파충류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괴롭혀왔던 수많은 신학적, 철학적,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회 신부이자 과학자. 지질학, 고고학, 생물학에 조예가 깊으며, 화석을 통해 진화론을 연구하던 중 신의 비밀을 깨닫고 번민한다.

 

박영식_ “이래 죽이나 저래 죽이나, 어차피 죽이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스티브의 아버지. 1980년대 후반 미국으로 건너가 도축 공장에서 일했다.

 

보리스 & 아르까지 _ “본질로 파고들어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것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 결국엔 그것만이 진실이라는 것." 신.

 

▲ 작가의 말

 

소설을 쓸수록 나는 점점 더 깊이 깨닫는다.
작가는 신이 아니라는 것과
등장인물에겐 그들만의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사실을.

 

소설 속 지명과 장소, 시대, 그 밖의 모든 고유명사가
실제 그 자체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마치 허구가 오직 허구만을 가리키지 않듯.

 

(중략)

 

우주를 떠다니던 무형無形의 이야기가
‘책’이라는 실재實在로 탄생하는 과정은 언제나 내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 해설 중에서

 

 한 사람의 삶 속에는 얼마나 많은 삶이 숨어 있는 걸까. 하나의 시간 속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층처럼 쌓여 있는 걸까. 하나의 우연적인 사건에는 얼마나 많은 필연들이 내포되어 있는 걸까.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 속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걸까. 김희선의 장편소설 『무한의 책』을 읽다 보면 이야기narrative는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심급이며, 그것은 도처에 편재하는 신들이나 도심의 수많은 편의점처럼 “Every time Everywhere(언제나 어디서나)”(126쪽) 무수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이치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에게 이야기란 시간 속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이며, 돌이킬 수 없는 허무로 흘러가는 삶의 어떤 순간들을 건져 올려 특별하게 의미 있게 조직하는 방법이다. 나아가 이야기는 시공간에 속박된 인간으로 하여금 전혀 다른 차원의 시공간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단지 거기에, 삶 그 자체처럼 존재한다’는 롤랑 바르트의 말은 이런 뜻이리라. 그리고 김희선 소설의 인물들은 무엇보다도 ‘이야기하는 인간Homo narrator’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바로 그 ‘이야기’이다.


― 복도훈(문학평론가)

 

▲ 본문 중에서

 


신이 강림했을 땐 모두가 놀랐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기저기 놀라 쓰러진 사람이 속출했으며, 세상의 모든 응급실은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어서 의사들은 차라리 가운을 벗어 던지고 병원 밖으로 뛰쳐나와 다른 이들처럼 입을 벌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22쪽)

 

만약 정말로 그랬다면 당신(들)은 이 노트를 구경도 못했을 거야. 왜냐하면 우주의 틈새는 열리지 않았을 테니까. 내가 모든 비밀을 알아낸 덕분에, 그 작고 좁은 균열이 입을 벌렸어. 그리고 거기서 시간과 공간은 다시 태어났지. 우리―나와 당신을 포함해서―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아, 물론 미안하긴 해. 나 때문에 무無가 되고 만 존재들에게는. (중략) 빌어먹을 내 아버지, 박영식. 그래, 그가 아니었다면 난 이따위 노트 같은 건 쓰지도 않았을 거야. (30쪽)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건,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새로 태어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도, 과연 당신(들)은 신경이나 쓸까? 오히려 그런 걸 알려준 이를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 말은, 이 노트가 소년과 함께 시공간을 벗어날 수 있다 쳐도, 여기 담긴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일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거라는 뜻이다. (169-170쪽)

 

어쨌든 중요한 건, 우리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이야. 그냥 잡담이나 나눌 생각으로 네게 말을 건 게 아니라는 거지. 앞으로 차차 알게 되겠지만, 너의 운명은 태곳적부터 정해져 있었어. ‘Key(열쇠)’를 찾아내 지구를 구할 일종의 ‘구원자’로서 말이야. 물론 앞으로 76억 년이 지나면 어차피 모든 게 끝나겠지만, 그 전까진 어떻게든 살아남아봐야 할 거 아니야? (179-180쪽)

 

—기억해두라고.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일주일이라는 것을.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 신은 나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그 안에 모든 것을 완수하지 않으면, 문은 닫힐 거야. 그다음엔 우리도 방법이 없다고.
그때 난 신에게 소리쳤다.
—무슨 신이 그따위야? 왜 우주와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는 거냐고?
그러자 신은 슬픈 표정의 이모티콘과 함께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신인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201쪽)

 

각각의 순간을 상징하는 시공간들은 이 광대무변한 우주 전체에 비누 거품처럼 둥둥 떠 있어. 그러니까 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순간의 거품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는 뜻인데…… (중략)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이라는 거품과 ‘과거의 어느 시점’이라는 또 하나의 거품을 서로 만나게 하려면 (……) 너는 현재라는 시공간의 거품에서 1958년의 용인이라는 시공간의 거품으로 건너뛰는 거야. 그 두 개의 비눗방울이 만나는 찰나의 순간에 말이야. 그리고 그곳에서 너는 ‘열쇠’를 찾아내 이곳으로 돌려보내야 해. 그게 바로 크랙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415쪽)

 

각각의 순간을 상징하는 시공간들은 이 광대무변한 우주 전체에 비누 거품처럼 둥둥 떠 있어. 그러니까 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순간의 거품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는 뜻인데…… 상상해보라고. 그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일지! (417쪽)

 

그럼으로써 너도 계시의 완성에 기여하게 되는 거야. 그러니 어서 문자를 보내줘. 흔들리는 스티브에게 용기를 주라고. 그러지 않으면……. 그러지 않으면요? 그러지 않으면 네가 지금 발 딛고 선 이 세계가 사라질 거야.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줄도 모른 채 모든 게 무無로 화하겠지. (4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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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Author: Juan Lee (Seu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