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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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나 사이의 세대차이는 우리의 대화를 완전히 가로막을 정도로 본질적인 것일까요? 그런 차이는 메울 수 없는 것일까요? 여러분과 나 사이에는 육체적 구조가 같다는 점과 동일한 한국인이라는 점을 빼놓고는 정말 아무런 공통점도 없을까요? 오늘날처럼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세대 간의 격차는 원시인과 문명인 사이의 차이만큼이나 크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사실일까요? 혹시 그런 현상들 너머로, 그리고 그런 현상들보다 더 근본적인 점에서, 여러분과 나 사이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들 사이에는 어떤 변치 않는 정신적 공통점이 없을까요?
이렇게 조금만 더 깊이 의심해보면 아닌 게 아니라 그런 공통점이 있고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이 땅에 태어나서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자라서 어른이 되고 제 나름대로 무슨 일을 하다가 늙어서 죽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아주 어릴 때 혹은 젊을 때 죽는 이도 있습니다. 또 제 명을 다하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천재지변이나 질병이나 혹은 전쟁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희생이 되는 경우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크게 나누어서 두 가지 종류의 인생이 있다고 말할 만하군요. 한편으로는 살 만큼 살다가 인생에 종지부를 찍는 대부분의 사람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 명을 다하지 못하는 소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두 가지의 경우를 여러분도 벌써 보고 들어서 알고 있겠죠. 한데 제 명을 다하건 혹은 그렇지 못하건 간에 우리는 그런 남들의 죽음 앞에서, 그리고 자기도 언젠가는 당할 죽음 앞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 하고 묻게 됩니다. 바로 이 질문이야말로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나 인간이 자신에게 던져온 변함없는 질문입니다.
여러분, 내 말이 재미없고 우울하죠? 앞길이 구만리 같은 여러분 앞에서 죽음을 화제로 삼다니 그야말로 노망한 늙은이라고 생각하겠죠. 처음부터 이야기가 잘못되어나가는 것 같군요. 그러니 화두를 바꾸어서 사는 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생각해보도록 하죠. 인생이 무엇이며 내가 왜 사느냐는 질문이 가장 절실한 것은 죽음에 얽힌 문제와 마주쳤을 때라는 것은 틀림없는 이야기지만, 그 질문은 다른 계제에서도 생길 수 있고 또 대답도 가지가지일 겁니다. 가령 어려운 입학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인생이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환희라고 대답하겠죠. 또 평생을 같이할 이성異性을 만난 사람이 앞으로의 제 인생을 생각할 때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를 겁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헤매다가 드디어 신을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인생이란 신과의 만남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하겠죠. 그러나 반대로 막 쓰라린 실연을 당한 사람은 인생은 눈물의 골짜기라고 말하겠고, 큰 돈을 모았다가 하루아침에 잃고 만 사람은 기약 없는 영고성쇠榮枯盛衰가 인생이라고 한탄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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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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