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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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

꽃씨와 꽃밭을 보여주는 차이 같습니다.’

누군가 시와 산문 쓰기의 차이를 물었고 나는 답했다.

산문은 꽃핀 모습과 주변의 풍경과 꽃의 내력까지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의 노출 강도가 심해 쑥스럽다고 했다. 처럼 씨앗만 보여주고 독자가 상상력으로 꽃을 피울 수 있게 여백을 그리는 게 더 익숙하다고 했다. 또 산문의 대가들은 꽃밭을 하나의 꽃씨로 던져주기도 하지만, 내게는 먼 이야기라고도 했다.

 

여하튼, 시가 되기 전의 마음밭 같은, 산문을 다시 연재함에 동의했다.

뱀이 동면할 때 입에 물었다가 봄에 뱉는 총알 모양의 매우 단단한 흙덩이가 있는데 이를 사황蛇黃이라 하고, 난산難産이나 놀라서 하는 간질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쓴다고 한다,

계면쩍은 재연재 동의에는, 글 중에 내 마음이 오래 물고 있었던, 오래 물고 있고 싶은 이야기들이 큰 영향을 주었다.

 

17년을 함께 산 강아지 길상이가 죽었다. 길상이가 살던 집 주위는 흙이 다져져 풀도 돋지 않는다. 길상이가 떠나고서야 길상이가 나를 기다린 기다림이 빈집에 가득 고여 있음이 보인다.

글은 내가 보낸, 보내고 있는 시간에 대한 미안한 마음 같다.

 

단천短淺한 제 마음길 함께 걸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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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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